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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억울한 옥살이…난 법원간부 노리개 됐다" 폭로에 中발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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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중국 장쑤성 옌청시의 둥모씨가 웨이보에 올린 법원 간부 뤄모씨가 자신에게 강제 입맞춤하는 장면. [웨이보 캡처]

지난 21일 중국 장쑤성 옌청시의 둥모씨가 웨이보에 올린 법원 간부 뤄모씨가 자신에게 강제 입맞춤하는 장면. [웨이보 캡처]

중국에서 인터넷 SNS를 통한 실명 고발이 또 터져나왔다. 21일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의 여성 둥(董)모 씨가 남편과 동생이 억울한 옥살이를 당하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개받은 법원 고위 간부에게 희롱을 당하는 등 ‘노리개’가 됐다고 사진과 함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폭로했다. 매체 보도로 여론이 악화하자 시 기율위는 문제의 간부를 직무 정지시키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섰다.

옌청 법원간부, 대부업자 부인 ‘희롱’ #당기율위 “직무 정지 후 조사” 진화

앞서 중국에선 지난 2일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장가오리(張高麗)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해 세계적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2012년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감찰 당국이 반(反)부패 조사를 위해 실명 투서를 장려하고, 여기에 SNS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 둘을 결합한 고발이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정착되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공개된 폭로문은 ‘누명을 쓰고 억울한 사건에 연루된 옌청 둥밍밍’이란 아이디로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둥씨의 남편 텅창청(滕長城)과 동생 덩밍밍(董明明)은 옌청 법원 간부 뤄전(羅真)에 의해 “건국 이래 최대 흑사회(범죄조직)”로 몰려, 각각 19년과 21년 형을 판결받았고 “집에 빚이 쌓여 패가망신하고, 집은 몰수당했으며, 자신과 세 아이는 곧 의지할 곳도 없어지는 데다가 심지어 강제로 법원 고위 간부의 ‘노리개’가 됐다”고 한다.

둥씨는 실명 고발과 함께 법원 간부 뤄전과 메신저로 나눈 대화를 캡처한 사진을 첨부했다. 대화에는 “당신이 오지 않아 내가 또 취했다” “나는 당신을 위하는데, 당신은 나를 몰라라 한다” “최근 일이 생겨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위로가 필요하다. 당신 올 수 있나?” 등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안경을 쓴 한 중년 남성이 여성과 입 맞추는 사진까지 함께 게재했다.

둥씨의 어머니도 웨이보에 아들과 사위가 민간 대출업에 종사하던 중 조직범죄원으로 몰렸다면서 아들 명의의 부동산이 압류당해 가족 모두가 절체절명에 처했다고 토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법원이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듯 제출한 증거를 무시해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면서 법원이 살길을 남겨주길 희망했다고 홍콩 명보가 23일 둥씨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문제의 고발 글은 게시 10여 시간 뒤에 삭제됐다. 해당 웨이보 계정에는 22일 오전 또 다른 글이 올라왔다. “해는 다시 뜰까. 도움도 없고, 두렵다. 삭제당했다. 너희 세 아이…. 머리가 아프고 피곤하다.” 절망에 빠진 둥씨가 올린 내용이다.

21일 오후 중국 충칭(重慶)시 인터넷 매체 ‘상유신문(上游新聞)’이 피해자 둥씨를 만나 취재한 내용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둥씨는 친구를 통해 옌청시 팅후(亭湖)구 법원의 정치부 간부 뤄전을 소개받았다. 안면을 튼 뤄전은 늘 둥씨에게 술자리 배석을 요구했고 희롱했다. 결국 둥씨는 공개 실명 고발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게 됐다. 둥씨가 사진을 웨이보에 올린 21일 오후 뤄씨가 둥씨 휴대폰에 전화를 걸어왔으나 두려움에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신문 보도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옌청시 팅후구 감찰조직인 기율위는 22일 오전 “전날 오후 팅후구 법원 직원 뤄모씨와 관련된 인터넷 여론을 발견한 뒤 이번 사안을 고도로 중시, 조사에 착수했다”며 “현재 팅후구 법원 정치부 부주임 뤄전은 이미 직무를 정지당했고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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