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찰출신 권은희 “여경무용론은 여경 탓하는 것에 불과, 문제는 경찰대”

중앙일보

입력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열린 2021 생명돌봄국민운동캠프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열린 2021 생명돌봄국민운동캠프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최근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에서 현장을 이탈한 여성 경찰과 관련해 일각에서 ‘여경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출신의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여경 무용론은 여경 탓하는 것에 불과하고, 문제는 경찰대 출신이 경찰의 권한 등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오후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이처럼 말했다. 권 의원은 ‘살인 위험에 처한 피해자를 눈앞에 두고 현장을 이탈한 경찰 사건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인천 논현 경찰서장의 직위 해제뿐만 아니라 경찰청장의 직위 해제까지 논의해야 할 아주 부실한 현장 대응이었다”며 “경찰 개혁을 주도했던 정부와 그리고 여당 역시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여경 무용론에 대해서는 “그것은 단지 탓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며 “이러한 부실 대응에 대한 정확한 문제와 개선책을 찾는 데 있어서 무엇에 대해서 분노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짚어지지 않는 그런 탓”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권 원내대표는 “흔히 경찰을 경험한 사람들끼리 ‘112 신고 대응 체계가 무너지면 경찰이 무너진 것’이라고 얘기한다”며 “왜냐하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있어서 가장 접점에 있고 가장 초기에 대응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런 112 신고 대응의 시스템은 사실 오래전부터 경찰 내부에서 이미 붕괴가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12 신고와 대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경찰관이 자신의 사명감, 권한을 가지고 책임 있게 대응하는 것인데, 현장 경찰관은 사실상 아무런 권한, 사명감이 없다. 오히려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고 권한과 관련해서는 무력감만 느끼는 상황”이라며 “이것은 경찰 내에서 특권층이 경찰에 필요한 모든 권한과 경찰 사명감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12만 경찰 중 3%도 채 안 되는 경찰대 출신이 총경 이상의 고위직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경찰에게 필요한 권한, 판단, 보상, 이 모든 것을 경찰대 출신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97%의 경찰은 권한 없이 책임만 지고 어떠한 보상 체계도 확인할 수 없는 그런 상태다. 이게 계속되다 보면 결국은 사기 저하와 무력한 대응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경이 현장에 있었다면 어느 정도 가해자를 제압했지 않겠냐는 논란이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권 의원은 “현장 대응과 관련해서는 사실 체력이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진압할 수 있는 무기와 훈련이 중요하다”라며 “이 교육 훈련 역시 아주 부족하다는 게 이전에 대림동 여경 사건이나 그리고 광주의 집단폭행 사건에서도 반복적으로 지적됐고 그에 따른 매뉴얼도 이미 보강이 돼 있다. 하지만 경찰 내의, 조직 내의 이러한 필요한 부분에 대한 개선들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보다 본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인권 문제가 함께 결부돼 있기 때문에 현장 경찰들이 사실은 아주 소극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현장 경찰관의 일차적인 판단에 대해서 일단 듣고. 그러고 나서 정확하게 판단을 해 주는 그런 사회 시스템이나 경찰 내의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고 일단은 경찰의 과잉 대응이라는 기존 시각, 성급한 현장 판단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게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