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리비안과 전기차 협력 그만”…포드의 자신감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5면

‘F-150 라이트닝’ 옆에 서 있는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F-150 라이트닝’ 옆에 서 있는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포드가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의 협력을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공식적으로는 전기차 성장이라는 큰 틀 안에서 각자의 개발방식을 추구하기로 했다지만, 주력 차종인 픽업트럭에서 리비안에 선두를 빼앗기고 뉴욕 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마저 밀린 포드가 자존심 찾기에 나선 것으로도 보인다.

22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언 티보듀 포드 대변인은 “포드와 리비안은 합작 자동차 개발이나 플랫폼 공유와 같은 것은 추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포드는 지난 2019년 리비안에 5억 달러(약 5900억원)를 투자하면서 두 회사가 향후 전기차를 공동 개발한다는 내용의 전략적 협정을 맺었다. 이후 리비안에 대한 투자를 12억 달러로 늘리며 현재 지분 12%(약 135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리비안 관계자도 “포드가 자체 전기차 전략을 추진하고 리비안 차량에 대한 수요가 성장함에 따라 우리는 각자의 프로젝트에 집중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개발 협력 파기와는 별개로 포드는 리비안 투자자로 남기로 했다.

포드의 이런 전격적인 발표는 리비안 상장 후 리비안의 전기차 픽업트럭 ‘R1T’가 본격적인 조명을 받고 리비안의 주식가치가 급등한 가운데 나왔다. 리비안은 지난 9월 ‘R1T’를 출시하면서 세계 최초 전기차 픽업트럭 출시 회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 때문에 ‘픽업트럭 지존’으로 평가되던 포드가 리비안과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린 차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드 F-시리즈가 79만여 대 팔려 1위를 기록했다. 포드는 이 F-시리즈로 첫 전기차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내년 초 출시한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드는 2년 안에 미국에서 (테슬라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전기차 생산업체가 되겠다는 계획”이라며 “더는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리비안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전기 분야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며 “처음 (리비안에) 투자했을 때와 비교할 때 포드의 능력과 브랜드의 방향을 고려하면 포드가 해야 할 일이 더 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F-150 라이트닝’의 사전계약이 20만대를 넘은 것도 팔리 CEO의 자신감을 부추겼다. 반면 리비안의 ‘R1T’는 조만간 출시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와 합쳐서 5만5000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