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없는 中 '지옥' 빠졌다…1억뷰에도 평점은 겨우 7.0

중앙일보

입력 2021.11.22 16:01

업데이트 2021.11.22 16:15

넷플릭스 홍콩판의 드라마 ‘지옥’ 소개 화면 [넷플릭스 캡처]

넷플릭스 홍콩판의 드라마 ‘지옥’ 소개 화면 [넷플릭스 캡처]

지난 19일 세계 동시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이 넷플릭스가 진출하지 못한 중국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중국어 자막이 달린 채 불법유통 중인 작품 제목은 ‘지옥공사(地獄公使)’. 지옥에서 온 사자란 뜻이다. 중국의 양대 SNS인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와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 페이지)에는 다채로운 ‘지옥’ 관람기와 함께 6부작을 35분으로 압축한 동영상도 등장했다.

중국 영상 리뷰 사이트 ‘더우반’은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 별점 7.0을 부여했다. [더우반 캡처]

중국 영상 리뷰 사이트 ‘더우반’은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 별점 7.0을 부여했다. [더우반 캡처]

중국 네티즌의 관심도는 웨이보 검색어 해시태그 ‘#지옥공사#’만 봐도 알 수 있다. 22일 오후 4시 9600만 뷰를 넘어서 시간당 약 300만 뷰씩 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19일 263만에서 20일 1592만, 21일 3327만으로 급증 추세다. 지난 9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해시태그는 당시 중국의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를 능가하며 20억건 이상 기록한 바 있다. 이후 검열로 삭제돼 현재 수치는 확인할 수 없다.

검색어 ‘지옥공사’ 9600만 클릭
네티즌 평점 7.0…호불호 갈려
中서 금지 ‘사교’ 다뤄 반감 거세
저작권 침해 의식은 개선 없어

인기와 달리 네티즌 평점은 박한 편이다. 중국의 동영상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豆瓣)의 ‘지옥’ 평점은 7.0을 기록 했다. 21일 오전 1만236명이 참여해 별점 5.0이 27.0%로 가장 많고, 4.0과 3.0이 각각 25.9%, 2.0은 14.1%, 1.0도 7.2%다. 2019년 초 한국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평점 8.8, 2018년 ‘미스터 션샤인’ 8.9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오징어 게임’의 더우반 평점은 7.6점이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SNS인 웨이보의 검색어 해시태그 가운데 한국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트래픽이 방영 나흘만에 9000만에 육박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의 대표적인 SNS인 웨이보의 검색어 해시태그 가운데 한국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트래픽이 방영 나흘만에 9000만에 육박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실제로도 ‘지옥’에 대한 중국 관객 평가는 호불호가 엇갈린다. 더우반 평론 중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아이디 ‘TOY’는 “보지 말아야 할 판타지물”이라며 “일부 나라에서 사교(邪教)가 성행하는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중국의 인터넷에도 극단적이고 대립적인 선언이 정확한 이론을 끝없이 왜곡하고 있다”며 드라마의 악영향을 우려했다. 반면 팔로워 113만명의 웨이보 인플루언서 ‘위안수수(遠叔叔)’는 “정말 잘 봤다. 오징어 게임보다 낫다. 내 드라마 심미관이 일반인과 다름을 확인했다”고 적었다.

호불호가 갈리면서 웨이보에는 ‘#‘지옥’ 더우반 평점 7.0 합리적인가#’라는 해시태그까지 등장했다. 특히 중국에서 금기인 사교를 정면으로 다룬 게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1999년 기공을 연마한다는 종교집단인 파룬궁(法輪功) 신도가 탄압에 항의하며 중국 수뇌부 집단거주지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인간 띠 잇기로 둘러싸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화들짝 놀란 당국은 파룬궁을 사교로 규정하고 모든 활동을 금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옥’에 등장하는 사교집단 ‘새진리회’나 홍위병을 연상케하는 행동부대 ‘화살촉’이 중국이 가장 꺼리는 사회 불안 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네티즌이 먼저 내비친 셈이다.

저작권 침해 불감증은 여전

내용에 대한 호불호와 별도로 저작권 침해를 둘러싼 불감증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웨이보와 웨이신에서 “지옥공사 + 판권”을 검색해도 관련된 중국 네티즌 게시물은 전혀 검색되지 않았다. 물론 중국의 만리방화벽을 우회하는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넷플릭스에 정식 가입한 중국인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 불법 유료 사이트를 통한 시청이 일반화됐다.

특히 지난달 베이징 주중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 콘텐트의 무단 도용을 지적해 국내 다수 언론이 침해 실태를 보도했지만 이후 중국 당국의 개선 조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센터 관계자는 “한국저작권위원회와 중국판권보호중심(CPCC)이 협력해오던 저작권 침해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판권 의식은 감독 당국뿐 아니라 시민 의식 성숙이 필수인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콩 SCMP “독특한 내러티브” 별점 4.5

홍콩 언론은 ‘지옥’의 화제성에 주목했다. 홍콩 명보는 22일 한국 언론을 인용해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옥’이 24개 국가에서 방영 첫 24시간만에 1위를 차지했다”며 “삶과 죽음, 공의(公義)에 대한 정의(定義)를 탐구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K-콘텐트 저널리스트 피어스 콘란은 지난 18일 사전 리뷰를 통해 “엄청난 반전, 인상적인 세트, 빠른 전개, 독특한 내러티브가 ‘지옥’을 승자로 만들 것”이라며 별점 5점 만점에 4.5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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