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맛보다 폭발…벨기에도 "자유 달라" 폭력시위[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11.22 13:45

21일 오후(현지시간) 벨기에 수도 브뤼셀. 시민 약 3만 5000명이 "자유를 위해 함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자유, 자유, 자유"를 외쳤다. 당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재도입과 백신 접종 증명서 제도화에 대한 항의 시위였다. 초반 평화로웠던 시위는 수백 명이 경찰을 공격하고 자동차를 부수거나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면서 폭력적으로 변질됐다. 

BBC 등에 따르면 경찰은 폭력 시위에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3명, 시민 1명이 부상을 입었고 시위대 중 일부는 체포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제한 조치 재도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경찰이 진압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벨기에 브뤼셀에서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제한 조치 재도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경찰이 진압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유럽에서 코로나19 제한 조치 재도입에 반대하는 폭력 시위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20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린 시위엔 4만 명이 참여했고, 일부는 횃불을 들고 경찰에 맥주 캔을 던졌다. 19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선 수백 명의 시위대가 차를 불태우고, 경찰에 돌을 던졌다. 이전에도 유럽 일부 국가에선 봉쇄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적이 있지만, 이번 시위는 규모가 크고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시위가 벌어지는 국가들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해 방역 제한을 풀었다가 최근 제한을 재도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짧은 기간 자유를 맛봤다가 다시 일상이 옥죄이자 분노가 폭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중앙일보에 "잠시라도 시민들은 코로나19 시대 이전과 같은 자유를 경험했기 때문에 일종의 비교군이 생겼다.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재봉쇄나 제한 재도입에 대한 반발심이 훨씬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 여름부터 봉쇄를 서서히 완화한 벨기에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 환자 수가 줄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자 지난달 초 상점 내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클럽 영업 허용 등 여러 제한 조치를 추가로 완화했다. 하지만 방역 해제 후 확진자가 급증하자 벨기에 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대부분의 실내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다. 또 백신 접종 증명서 적용을 확대하고, 재택근무도 의무화했다. 지난 8월 1000명대까지 떨어졌던 벨기에의 하루 확진자는 지난 20일 2만 명대로 치솟았다.   

네덜란드도 비슷한 경우다. 지난 9월 25일 마스크 의무 착용과 거리 두기를 포함한 거의 모든 제한을 해제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해 하루 확진자가 9월엔 1000명대였으나 최근 3일 평균 2만 명대를 기록 중이다.   

19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AP=연합뉴스]

19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AP=연합뉴스]

20일 오스트리아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20일 오스트리아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네덜란드는 지난 2일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을 부활시킨 데 이어 지난 13일부턴 3주간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지난 13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식당·술집 등의 운영을 오후 8시까지로 제한했다. 가정 내 방문객은 4명까지로 제한했고,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오스트리아 역시 지난 8월부터 위드 코로나에 돌입했지만, 확진자 급증에 이달 22일부터 전국적인 재봉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생필품 구매 등 일부 예외 상황을 제외하면 외출이 제한된다. 이번 조치는 우선 10일 동안 적용되고, 최장 20일간 이어질 수 있다. 

오스트리아는 당초 지난 15일부터 백신 미접종자에 한해 외출을 제한했으나 확산세가 잡히질 않자 전면 봉쇄 카드를 꺼냈다. 오스트리아의 하루 확진자는 지난 8월 1000명대까지 감소했으나 최근 3일 평균 1만5000명대로 급증했다.  

20일 크로아티아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EPA=연합뉴스]

20일 크로아티아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감도 여전하다. 20일 이탈리아 밀라노와 로마에선 백신 접종 증명서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에선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곽금주 교수는 "유럽 국가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만큼 '위드 코로나' 정책을 폈다가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나라들과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나라들에서 폭력적인 항의 시위가 계속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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