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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치는 선수가 많은 올림픽 시즌은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이토록 아픈 선수가 많은 올림픽 시즌은 없었다. 쇼트트랙 대표팀이 베이징 동계올림픅을 70여일 앞두고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1차 월드컵 대회에서 넘어지고 있는 최민정(오른쪽). [AFP=연합뉴스]

지난달 23일 1차 월드컵 대회에서 넘어지고 있는 최민정(오른쪽). [AFP=연합뉴스]

헝가리 데브레센에서 22일 끝난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여자 팀 김지유(22·경기일반)와 남자 팀 이준서(21·한국체대)가 부상을 당해 21일 귀국했다. 김지유는 오른쪽 발목 골절, 이준서는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두 선수 모두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월드컵 4차 대회(25~28일·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 참가는 못한다. 올림픽에 나가는 대표팀 선수 교체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표팀을 덮친 부상 악재는 지난달 21일 월드컵 1차 대회부터 시작했다. 여자 팀 에이스 최민정(23·성남시청)이 동료 김지유와 마르티나 발체피나(이탈리아)등과 충돌해 발목과 무릎을 다쳐 중도 귀국했다. 2차 대회에는 아예 나가지 못했다. 남자 팀 에이스 황대헌(22·한국체대)은 1차 대회 1000m, 2차 대회 500m, 3차 대회 10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2차 대회에서 허리 통증으로 일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안상미 해설위원은 "올림픽 시즌에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아픈 건 처음이다. 경기장 빙질이 좋지 않아 선수들이 미끄러지거나 엉켜서 넘어지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김지유의 경우 골절상이면 이번 시즌 경기를 더 뛰기는 힘들다"고 했다.

여자 계주 3000m 종목은 또 선수 교체를 해야한다. 조직력이 가장 중요한데 잦은 선수 교체로 손발을 맞추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주장 심석희(24·서울시청)까 부적절한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월드컵 시리즈를 통째로 못 나가고 있다. 최민정이 다치면서 1, 2차 대회 계주에 나가지 못했다. 3차 대회에서 김지유가 골절상으로 빠졌다. 단 한 번도 최상의 전력으로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하면서 성적도 뚝 떨어졌다. 1차 대회에선 동메달, 2차 대회에선 은메달, 3차 대회에선 4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올림픽 여자 계주 3000m에서 6개의 금메달을 가져왔다.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 유력 후보로 꼽히는데, 이번 시즌 월드컵 대회에선 아직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부상은 운의 영역이라고 한다. 그러나 올림픽 시즌에 월드컵 대회를 한 번씩 치를 때마다 부상 선수가 나오고 있다. 현장에선 '연맹의 준비 부족'을 꼬집고 있다. 경기장 빙질 적응의 어려움을 코칭 스태프가 미리 파악하고 선수들의 장비를 잘 준비시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1차 대회 여자 계주 3000m 경기 때는 김아랑(고양시청)의 스케이트 날에 문제가 생겨 뛰지 못했다. 3차 대회 여자 1000m에서도 이유빈(연세대)의 스케이트날에 이상이 생겨 제대로 레이스를 펼칠 수 없었다. 남녀 대표팀 코치진에서 장비를 관리했다. 그러나 고충이 커지면서 선수들은 연맹에 전문 장비 코치를 요청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변우옥 코치가 전문적으로 선수들의 스케이트날을 관리했다. 이에 따라 연맹은 이제서야 장비 담당 코치를 물색해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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