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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상장 러시’… 2850곳 IPO로 6000억 달러 조달, 작년 2배

중앙일보

입력

올해 전 세계 증시의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이 6000억 달러(약 714조원)를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각국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라 유동성 장세가 계속된 영향이다. 사진은 지난달 미국 뉴욕증시거래소(NYSE)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전 세계 증시의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이 6000억 달러(약 714조원)를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각국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라 유동성 장세가 계속된 영향이다. 사진은 지난달 미국 뉴욕증시거래소(NYSE)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전 세계 증시의 기업공개(IPO) 공모액이 6000억 달러(약 714조원)를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풀린 막대한 자금이 증시로 몰린 영향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전 세계 증시에 상장한 2850개 기업이 조달한 공모금액은 총 6000억 달러(약 714조원)를 넘어섰다. 지난해(3700억 달러)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4200억 달러) 이후 가장 많은 공모액이다.

올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IPO 자금을 끌어온 상장사는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이다. 지난 10일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1193억 달러(약 141조9600억원)를 조달했다. 유럽 지역의 최대규모 IPO는 지난 1월 암스테르담 증시에 상장한 폴란드 택배 보관업체 ‘인포스트SA’로, 총 28억 유로(약 3조7600억원)의 공모액을 기록했다.

전 세계 IPO(기업공개) 공모액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 세계 IPO(기업공개) 공모액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공모액을 기록한 기업은 중국의 국영 통신기업 ‘차이나텔레콤’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의 미국인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지난 5월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된 후, 같은 해 8월 상하이증시에 상장해 총 540억 위안(약 10조5000억원)을 조달했다.

국내 증시도 올해 초부터 ‘대어급’ 공모주가 연달아 상장하며 IPO 공모금액이 2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104개사(스팩·리츠 포함)로, 총 공모액은 20조127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공모액(5조9355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이처럼 전 세계 증시가 ‘IPO 러쉬’에 휩싸인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동성 장세의 영향이 크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했고, 각국 정부가 내세운 경기부양책까지 더해지며 시중에 풀린 돈이 증시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블룸버그는 “올해 상장한 기업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서 투자자들의 현금이 넘쳐흐르며 역대 최대 주가를 기록하는 환경의 혜택을 받았다”며 “또한 세계 경제가 감염병 유행에 따른 충격에서 회복되는 상황에서 각 정부의 경기부양책까지 더해지며 기업의 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도 올해 초부터 ‘대어급’ 공모주가 연달아 상장하며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이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백신 개발·생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주) 대표이사가 북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도 올해 초부터 ‘대어급’ 공모주가 연달아 상장하며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이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백신 개발·생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주) 대표이사가 북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과도한 유동성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대규모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물가를 억누르기 위해 긴축 정책을 앞당길 경우, 기업의 매출 상승 폭이 둔화하며 증시가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다.

윌리엄 스마일리 골드만삭스그룹 아시아자본시장 공동부문장은 “2022년에는 시장에 더욱 (통화정책이) 정상화된 환경을 직면할 것”이라며 “높은 물가상승이 찾아올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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