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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0억원대 마추픽추 관문 공항, 한국 기술로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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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19일(현지시간) 페루 쿠스코주의 친체로 신공항 건설현장에서 수 많은 중장비들이 터닦기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친체로 신공항의 터닦기는 절반 가까이 마무리 됐다. 김상선 기자

19일(현지시간) 페루 쿠스코주의 친체로 신공항 건설현장에서 수 많은 중장비들이 터닦기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친체로 신공항의 터닦기는 절반 가까이 마무리 됐다. 김상선 기자

지난 19일 페루 쿠스코주의 친체로 신공항 부지. 드넓게 펼쳐진 평원 위를 덤프트럭을 비롯한 중장비 수백여 대가 오가고 있었다. 목초지와 호수로 채워진 곳을 공항 부지로 다지기 위해서다.

한국공항공사는 한국과 페루 정부의 계약에 따라 추진하는 친체로 신공항 사업의 착공식을 지난 19일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친체로 신공항은 고대 잉카제국의 유적인 마추픽추의 관문이 될 곳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친체로 공항 건설에서 프로젝트 총괄관리(PMO) 사업자를 맡았다. 현대건설은 세부 공사 진행을 이끈다. 신공항 사업의 전체 규모는 7600억원대다. 2025년 9월께 본격적으로 신공항 운영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친체로 신공항 부지는 페루 수도 리마에서 남동쪽으로 550㎞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대지 면적은 446㏊, 연면적은 18.8㏊다. 해발 3700m 넘는 고산 지대에 제주국제공항과 비슷한 규모의 공항을 짓는 셈이다. 신공항 부지에 땅을 다지는 공사는 이미 절반가량 마무리했다.

현재 페루는 1964년 건설한 아스테테 국제공항을 마추픽추의 관문 공항으로 사용 중이다. 이 공항은 비좁고 노후해 국제선 운항에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그래서 마추픽추를 찾는 외국 관광객은 리마에 도착한 뒤 페루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게 일반적이다.

아스테테 공항을 이용하는 인원은 연간 320만 명이 넘는다. 페루 정부는 78년부터 친체로 신공항 사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내부 갈등 등으로 인해 관련 사업의 추진을 미뤄왔다. 지난 19일 착공식에서 쿠스코주의 쟝 뽈 베나벤?? 가르시아 주지사는 “친체로 신공항 건설을 40여년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친체로 공항은 국가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희망도 드러냈다.

페루 친체로 신공항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페루 친체로 신공항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친체로 신공항에는 여객기 13대를 동시에 댈 수 있는 계류장이 들어선다. 여객 터미널은 4만6900㎡ 규모로 건설한다. 현재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면 많게는 연간 570만 명이 이용하는 신공항이 탄생한다.

친체로 신공항 건설은 한국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국공항공사를 비롯한 국내 업체가 해외 공항 사업에 진출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활주로 건설을 예정한 땅 밑에 거대한 배수 기둥을 촘촘히 박을 예정이다. 토양의 수분을 빼는 작업이다. 현대건설은 “해발 3000m 이상 고원에서 (이런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업체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앞으로도 해외 공항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에콰도르에선 만타 공항의 30년 운영권을 따오는 일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만타는 에콰도르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갈라파고스 제도와 인접한 휴양도시이기도 하다.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마추픽추와 세계를 연결하는 하늘길을 대한민국의 기술과 노하우로 만든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신공항을 안전하게 건설하고 공항운영의 기술 공유와 시운전 등 사업관리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겠다”며 “(이번 사업을) 남미는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바탕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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