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쿠데타로 권력 장악한 수단 군부, 함독 총리 석방 합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쿠데타를 일으켰던 북아프리카 수단의 군부가 가택연금했던 압달라 함독 총리를 복권하는데 합의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압달라 함독 수단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2월 압달라 함독 수단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AP에 따르면 쿠데타를 주도한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 이날 TV 성명을 통해 “함독 총리가 선거가 열리기 전까지 독립적인 기술 관료 중심의 독립 내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쿠데타 직후 구금됐던 과도정부 각료 및 정치인도 석방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 어느 정도의 권력을 행사할 지는 미지수며, 여전히 군 감독하에 진행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부르한 장군의 발표 대로 진행된다면 수단 군부는 권력 독점 야망을 접고, 민간 세력과 권력 분점 체제를 인정하는 것이다. 다만 군부와 야권의 권력 분점 비율 등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수단은 2019년 민주화 시위와 군부 쿠테타로 오마르 알 바시르의 30년 철권 통치를 끌어내렸다. 이후 수단 군부와 야권이 주권위원회를 구성해 민주주의 이양 작업을 진행해왔다. 2023년 말 총선을 치러 민정 이양하되 그 사이 4년 동안 권력을 분점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주권위원장 교체를 한달 앞두고 부르한 장군의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과도 정부를 해산했다. 부르한 장군은 함독 총리를 포함해 정부 각료와 민간인 위원들을 구금하고 국가 위기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군부는 독단적으로 새로운 주권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권력 장악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시민을 중심으로 수단 전역에 대규모 쿠데타 저항 시위가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최소 40명이 사망하는 등 유혈 사태가 이어졌다. 이날 합의는 최근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군부의 실탄 발포로 시위 참가자 15명이 숨진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미국 등 국제 사회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군부와 과도 정부간의 중재를 시도해 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틀 전 케냐와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수단 군부의 쿠데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