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尹 돌상에 엔화" 野 "한은 발행한 천환권, 사과하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해 "일본과 가까운 유복한 연세대 교수의 아들 윤석열씨"라고 표현하며, 이 과정에서 윤 후보의 돌잔치 사진 속에 '엔화'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진에 포함된 지폐는 엔화가 아닌 천환권으로 추정되면서 윤 후보 측은 송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올린 돌잔치 사진. [페이스북 캡처]

송 대표의 엔화 발언은 전날(19일) 국회에서 열린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2021년 정기총회에서 나왔다. 송 대표는 윤 후보를 '윤석열씨'로 부르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비교했다.

그는 이 후보에 대해 "화전민의 아들로 아홉 식구 일곱째로 태어나 여섯 군데인가 소년공으로 공장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대표는 윤 후보를 설명하면서는 "돌잔치에 엔화가 우리나라 돈 대신 돌상에 놓였을 정도로 일본과 가까운 유복한 연세대 교수(윤기중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의 아들로 태어난 윤석열씨"라고 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서울대 법학대학을 나와 검사로서 검찰총장을 하고 갑의 위치에서 살다가 다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 뭘 하겠다' 하면서 공정과 상식을 외치고 나와 있는데 그 부인과 아내(중복 지칭 추정)가 모두 다 비리 의혹에 싸여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후보의 돌잔치 사진에서 지폐 부분을 확대한 사진. 송영길 대표는 일본의 '엔화'라고 주장했지만, 한글 '천환'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페이스북 캡처]

1960년 한국은행이 발행한 '개천환권' [사진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그러나 송 대표가 언급한 엔화는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개(改) 천환권’으로 추정된다. 송 대표의 발언이 나오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윤 후보의 돌잔치 사진에서 지폐 부분을 확대하며 해당 지폐는 엔화가 아닌 천환권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윤 후보가 페이스북 등에 올린 돌잔치 사진 지폐에는 한글로 '천 환'이라고 적혀 있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 따르면 해당 천환권은 4·19 혁명에 따른 새로운 경제 질서 확립을 상징하는 뜻에서 발행된 화폐 중 하나다. 앞면에는 세종대왕 초상이, 뒷면에는 성화가 그려져 있다. 윤 후보는 1960년대생으로, 이 지폐는 1960년 8월부터 1962년까지 발행됐다. 윤 후보의 돌잔치 시기와 일치한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 이양수 대변인은 20일 "윤 후보 돌상에 놓인 화폐는 엔화가 아닌 한국은행이 발행한 천환권"이라며 "공당 대표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허위 발언이다. 송 대표는 허위 발언을 즉시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