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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고발한 與 "본·부·장 의혹 신고천막 설치"…野 "가짜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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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잇따라 제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우위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윤 후보와 그 가족들을 향한 수사를 여당이 직접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화천대유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오른에서 두 번째)과 특위 소속 송기헌 의원(왼쪽에서 두 번쨰)이 19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윤석열 후보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관련 직무유기 고발장’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화천대유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오른에서 두 번째)과 특위 소속 송기헌 의원(왼쪽에서 두 번쨰)이 19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윤석열 후보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관련 직무유기 고발장’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화천대유 진상규명 특위는 19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윤 후보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윤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할 때 대장동 관련 불법자금 흐름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다.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 공영 개발이 추진되던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민간개발업자에게 거액을 대출했는데, 이런 배임 행위를 당시 대검찰청 중수과장이던 윤 후보가 알고도 지나쳤다는 논리다.

김병욱 특위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의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관련 직무유기에 대한 정황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부산저축은행사건의 브로커) 조우형씨가 검찰에 참고인으로 소환된 만큼 신속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 후보가 2011년 수사 때 조씨의 불법대출 혐의를 조사하고도 입건하지 않은 게 직무유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법률지원단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법률지원단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민주당은 또 공직선거법상 ‘제3자 기부행위 금지’ 규정 위반 혐의로도 윤 후보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윤 후보가 지난 10일 전남 목포의 한 민어 횟집에서 전직 목포시의원 등과 만찬을 했을 때, 30만원이 넘는 비용을 이광래 전 목포시의장이 결재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민주당은 증거 자료라며 윤 후보가 만찬 참석자들과 건배를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영상을 보면 윤 후보는 참석자들과 필승을 기원하는 건배사를 하고 폭탄주를 마셨다”(이용빈 수석대변인)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윤 후보 고발에 대해 국민의힘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대변인은 “윤 후보는 만찬 후 개인 식사 비용을 지불했다”며“(민주당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며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관제 선거를 치르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당장 (고발장을) 거둬들여야 할 것”이라며“분명한 자충수”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하고 있다. 윤 후보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제기한 '부산저축은행 수사 직무유기' 의혹에 대해 "국민학교 애들한테도 먹히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하고 있다. 윤 후보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제기한 '부산저축은행 수사 직무유기' 의혹에 대해 "국민학교 애들한테도 먹히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 본인도 ‘부산저축은행 수사 직무유기’라는 민주당 고발 내용에 대해 “국민학교 애들한테도 먹히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고인으로 조사하던 사람이 다른 데서 뇌물을 받아먹었는데 수사를 안 하면 직무유기가 되느냐”고 되물은 뒤 “(민주당이) 이런 식으로 물타기 하면 안 된다”고 했다.

尹 가족 의혹에 올인하는 與…‘장외 천막’ 설치 계획도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윤 후보 본인은 물론 부인·장모까지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남국·전용기·유정주·이수진 의원이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을 항의방문 하면서다. 이들은 이날 정진우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30분간 만나 윤 후보 부인·장모의 연루설이 나오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장외 천막’ 설치도 예고했다. 박성준 민주당 선대위 공동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다. 관련자들은 다 구속된 상태이기 때문에 김건희씨만 남았다”며 서울 여의도 국회 밖에 천막을 설치해 윤 후보의 ‘본·부·장(본인·부인·장모)’ 관련 비리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선을 110일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건 침체돼 있는 윤 후보의 ‘가족 리스크’를 극대화해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민주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사력을 다해도 쉽지 않은 대선인데, 당이 너무 수세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선거에서 상대 후보와 가족을 검증하는 건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필요한 절차”라고 말했다.

야권에선 “여당이 검찰을 대놓고 압박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 수사가 여권에 불리하게 진행되는 조짐이 보이자, 민주당이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민주당에선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이날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검찰의 ‘대장동 수사’과 관련해 “돈 받은 사람의 자금출처를 조사하면 간단한 건데, 시간을 엄청 끌고 있다.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도 이날 오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안에서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서 “(검찰이) 이상한 수사 정보를 흘려서 이상한 언론들이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의 수석대변인인 이양수 의원은 논평에서 윤 후보 가족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민주당과 이 후보가 매우 다급해 진 것 같다. 진흙탕으로 윤 후보를 끌어들여 선거를 막장으로 몰고가려 하고 있다"며 "현명한 국민은 이런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에 현혹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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