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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하기도 전에 1억어치 팔렸다, 펀딩 대박난 ‘밀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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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농심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긍정적 반응을 얻은 건조 식재료 심플레이트. [사진 농심]

농심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긍정적 반응을 얻은 건조 식재료 심플레이트. [사진 농심]

농심은 지난 9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플랫폼 ‘와디즈’에 사내벤처팀이 개발한 식재료 ‘심플레이트’의 펀딩을 진행해 약 3주만에 1억650만원어치를 팔았다. 당초 목표액 100만원보다 약 100배 초과 달성했다. 농심은 채소를 다듬을 필요 없이 물만 부으면 원형이 복원되는 ‘간편한 한 끼 요리’ 콘셉트로 심플레이트를 기획한 후 소비자 반응을 보기 위해 와디즈에 제품을 등록했는데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농심 측은 “심플레이트의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수정·개선 작업에 들어가 17일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와디즈에서 최근 펀딩이 종료된 밀키트. [사진 마이셰프]

와디즈에서 최근 펀딩이 종료된 밀키트. [사진 마이셰프]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신제품 시험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대중(crowd)으로부터 자금을 조달(funding)하는 것으로,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한정 수량을 만들어 펀딩한 이들에게 판매하는 온라인 거래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중개하는 대표적 온라인사이트가 와디즈고, 최근에는 카카오의 카카오메이커스도 뛰어들었다. 주로 영세업체가 제품 홍보나 생산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활용해 왔는데 최근에는 주요 기업도 신제품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의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MZ(밀레니얼·Z)세대가 크라우드 펀딩 거래에 익숙하고, 적극적이서다. 와디즈만해도 가입 회원수가 400만 명이다.

오뚜기의 고기리 들기름막국수. [사진 오뚜기]

오뚜기의 고기리 들기름막국수. [사진 오뚜기]

농심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MZ세대, 트렌드와 유행에 민감한 얼리어답터가 많다 보니 신제품 출시 전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기에 맞춤이 됐다”며 “일반 유통채널보다 제품에 대한 선호도, 개선점 등 피드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살 경우 정식 출시 가격보다 20~30% 싸게 살 수 있다. 또 자기 돈을 ‘펀딩’해 제품이 나온 만큼 가치 있는 소비로 인식한다.

평소 크라우딩 펀딩으로 식품 쇼핑을 즐기는 박모(27)씨는 얼마 전 와디즈에서 ‘마이셰프·이금기’ 협업의 마라 우육면과 탄탄면 밀키트를 펀딩했다. 박씨는 “재미있거나 의미가 있는 사연을 가진 제품을 펀딩하고, 기다림 끝에 배송받으면 제품 출시에 기여한 듯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식품업계가 크라우딩 펀딩 플랫폼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큰 비용 없이 홍보가 되고, 판매 채널이 추가돼 매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오뚜기는 지난 5월 유명 맛집 고기리막국수와 협업한 ‘고기리 들기름막국수’를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선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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