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81년생 여성 임원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다. 1999년 네이버 창립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화다.
네이버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40) 글로벌 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차기 CEO로 내정했다. 한성숙 CEO가 네이버를 이끈 지 약 4년 8개월 만의 리더십 교체 결정이다. 새로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78년생 김남선 사업개발·투자·인수합병(M&A) 책임리더로 내정됐다. 이들은 내년 3월 주주총회 승인 이후 코스피 시총 3위(66조원)의 국내 최대 IT 기업 네이버를 이끌게 된다.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 사진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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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생 최수연은 누구
최수연 CEO 내정자는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졸업 후 2005년 네이버(당시 NHN)에 공채 입사해,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4년간 근무했다.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변호사 자격증을 딴 후,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주로 기업 M&A와 회사법을 다뤘다. 이후 미국 하버드 로스쿨(LLM) 졸업 후, 2019년 11월 친정인 네이버에 다시 돌아왔다. 글로벌 사업 지원을 총괄했다.
율촌 출신의 한 변호사는 “똑똑하고 일도 잘할 뿐 아니라, 놀기도 좋아하는 등 성격이 살갑고 붙임성도 좋은 인재”라며 “모두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에 재입사한 최 내정자는 글로벌사업지원 총괄로 일하며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네이버 사내 벤처기업(CIC)의 글로벌 전략을 지원하고, 네이버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 능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네이버 측은 “최 내정자가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해결 능력, 회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 및 해당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샀다”고 내정 이유를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수연 리더는 최고 경영진은 물론 다양한 CIC 사업리더들을 가장 폭넓게 만나며 ‘글로벌 네이버’의 전략을 짰다”고 설명했다. 최 내정자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CFO로 내정된 김남선(43) 책임리더는 서울대 공대와 하버드 로스쿨(JD)을 졸업했다. 미국 로펌에서 변호사로 2년간 일하다, 금융 투자회사로 이직해 모건스탠리, 맥쿼리 등에 재직하며 M&A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 8월 네이버 사업개발, 투자 및 M&A 총괄리더로 합류한 후엔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6600억원), 이마트·신세계와 지분 교환(2500억원) 등 네이버의 미래전략과 관련된 중요한 거래를 주도했다.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오른쪽)와 김남선 네이버 CFO 내정자. 사진 네이버
네이버 어떻게 바뀔까
네이버의 이날 발표는 ‘세대교체’와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로 압축된다. 오늘의 네이버를 만든 1세대가 물러나고, 글로벌 감각을 갖춘 젊은 경영진으로 세대교체하는 의미가 크다. 특히, 이사회가 입사후 1~2년 밖에 안 된 젊은 리더들을 차기 리더십으로 택해 경영쇄신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이사회는 두 사람에 대해 “회사에 대한 안팎의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하며 장기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글로벌도 중요한 키워드다. 최수연 CEO 내정자와 김남선 CFO 내정자는 최근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주력한 굵직한 거래를 가까이서 지원하고 주도한 경험이 있다. 커머스, 웹툰,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 네이버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사업에서 국내외 파트너들과의 시너지를 키우고, 사업간 협력과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신규 사업을 인큐베이팅할 수 있는 리더라는 의미. 네이버는 이를 차기 CEO의 과제로 꼽았다.
네이버는 차기 리더 내정을 마무리하고 경영쇄신에 돌입한다. 두 내정자는 ‘네이버 트랜지션 TF(NAVER Transition TF)’를 가동해, 글로벌 경영 본격화 및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구축과 조직체계 개편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TF를 통해 현재의 CXO 체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함께 일할 임원들의 면면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성숙 대표를 비롯한 기존 경영진은 내년 3월 임기까지 업무 인수인계를 돕고, 이후에도 네이버의 글로벌 도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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