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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헷갈리는 '대만 진심'…이번엔 "독립적" 발언 구설수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 175다리에서 전날 자신이 서명한 인프라 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 175다리에서 전날 자신이 서명한 인프라 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중 간의 화상 정상회담이 끝난 지 만 하루가 지나지 않은 16일(현지시간) 대만 문제가 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장소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통과된 인프라 법안을 홍보하기 위해 찾은 뉴햄프셔주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후 기자들에게 대만 문제에서 진전이 있는지 질문을 받고는, "그렇다"며 "우리는 대만 관계법을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답했다.

대만 관계법은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할 때 만들어졌다. 비공식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대만의 안전을 보장할 근거를 마련한 법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법을 내세워 대만 해협에서의 현상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어서 나온 이야기가 문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이) 독립적"이라며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CNN은 대만 문제에서 '독립'이라는 단어는 중국의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방아쇠라고 봤다. 그만큼 '하나의 중국'을 강조해 온 중국엔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백악관에 이 발언이 무슨 뜻인지 물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 몇 시간 뒤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기자들을 찾아갔다. 그는 여기서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장려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내놨다.

앞서 발언에 대해서도 "대만 문제는 우리가 아니라 그들(대만)이 결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대만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가장 큰 주제 중 하나였다. 이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 선을 넘으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회담 중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런 민감성 탓에 미국은 대만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서 벗어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타운홀 미팅에선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돌연 "그렇다"고 답했고, 8월에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런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에 우파들 사이에선 칭찬이 나오고 있지만, 오락가락하는 발언이 구체적인 전략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곧장 취재진을 다시 찾아 해명한 것으로 볼 때 중국을 일부러 자극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 대해 "좋은 만남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4개의 그룹을 마련, 여러 이슈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며 "2주 내로 더 알릴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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