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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英여왕의 침상 메시지 "아무도 시간의 흐름 못 늦춘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달 7일(현지시간) 공식 행사에 참석한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달 7일(현지시간) 공식 행사에 참석한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의 모습. [AFP=연합뉴스]

최근 국가 행사에 연이어 불참한 엘리자베스 2세(95) 영국 여왕이 16일(현지시간) "아무도 시간의 흐름을 늦출 수 없다"는 메시지를 영국 교회 지도자들에게 보냈다고 BBC 등 영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에도 건강 문제로 불참하고 영상으로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허리를 다쳐 참전용사 추모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의 허리는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번에도 5년마다 열리는 영국 국교 성공회 총회(the General Synod)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면서 막내아들인 에드워드 왕자를 통해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2세는 메시지에서 "필립공과 총회에 처음 참석한 뒤로 50년이 흘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우리 중 누구도 시간의 흐름을 늦출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사별한 남편 필립공과 여왕의 결혼기념일은 오는 20일이다. 독실한 성공회 종교인이자 수장이기도 한 여왕은 "그리스도의 가르침만이 모든 것이 변하는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종교적인 메시지를 설파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종교인에게 지난 몇 년은 특히 힘든 시간이었다"며 "예배의 접근에 전례 없는 제한이 있었지만, 이제는 디지털 예배와 같은 새로운 방식을 찾는 등 희망을 가져왔다"고 했다.

에드워드 왕자는 "(어머니가) 오늘 이 자리에 오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깊은 유감을 보낸다"고 전했다. 총회 개막식은 웨스터민스터 사원 옆 본부(Church house)에서 열렸다.

올해는 영국 국교회 총회 51년 역사상 처음으로 군주가 불참하는 해가 된다고 한다. 1970년 영국 국교회 총회가 기존의 교회 총회를 대체한 후부터 엘리자베스 2세는 매번 개회식 연설을 했다고 영국 매체들은 전했다. BBC에 따르면 이번 총회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회차이며, 앞으로 5년 동안 동성 커플을 축복할지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한 토론을 할 계획이다.

고령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온 엘리자베스 2세는 지난달 20일 8년 만에 처음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다음 날 퇴원했다. 그 이후 화상으로 공무를 해왔으나 의료진은 지난달 29일 2주간 휴식을 더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여왕은 지난 14일 참전용사 추모행사에는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 허리를 다치면서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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