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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수 구속,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수사 새국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가운데)이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가운데)이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권오수(63)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16일 법원에서 발부됐다. 검찰은 권 회장의 구속을 징검다리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49)씨 소환 등 수사를 본격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이날 영장 심사를 앞두고 지난 12일 권 회장 소개로 김씨의 10억원 상당의 증권사 계좌를 관리한 주가 조작 전문가, 이른바 ‘선수’ 이모씨를 붙잡아 구속수감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세창(53·사법연수원 31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약 3시간30분 동안 진행된 권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회장은 2009년 12월부터 약 3년 동안 ▶회사 내부 호재성 정보를 주변에 알려 고객의 주식 매매를 유도하고 ▶자신의 계좌로 허수 매수 주문을 하는 한편 ▶이른바 ‘선수’를 동원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우거나 주가 하락을 막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권 회장이 이런 방법을 통해 매수하거나 매수를 유도한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1599만여 주(약 63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도 포착해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해 왔다. 권 회장은 이날 법원에서 혐의 인정 여부와 김씨와의 친분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이 지난 12일 검거한 이씨는 권 회장과 김씨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의 핵심 고리로 지목받던 인물이다. 김씨는 2010년 권 회장으로부터 이씨를 소개받아 자신의 증권계좌를 맡겨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이른바 ‘전주(錢主)’로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 주가 조작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7월 김씨가 이씨에 맡긴 증권계좌를 관리하는 A증권사를 포함해 증권사 6곳의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내역을 압수수색했고, 전화 주문 녹취를 뒤져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해 왔다. 김씨는 별도로 권 회장으로부터 신주인수권을 헐값에 사들여 상당한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 측은 증권계좌를 이씨에게 맡겼다가 오히려 손해를 봤고 계좌 회수 시점도 2010년 5월인 만큼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이 2012년까지 이어졌다고 보고 포괄일죄(오랜 기간에 걸친 여러 범죄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구성 요건에 해당해 한 개의 죄를 구성)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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