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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감독으로서 ACL 정상에 도전하는 김기동 감독

중앙일보

입력

포항 김기동 감독.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김기동 감독.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선수, 그리고 감독으로서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김기동(50)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24일 새벽 사우디 알힐랄과 대결 #2009년 이후 통산 4번째 우승 도전

포항은 24일 새벽 1시(한국시간)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사우디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ACL 결승전을 치른다. 포항은 알 힐랄과 함께 ACL 최다 우승 기록(3회·1996~97시즌, 97~98, 2009)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16일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포항이 5년간 ACL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팬들의 염원이 컸다.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과 결승에 올라갔다. 어렵게 간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고,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은 2009년 우승 당시 파리아스 감독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도자로서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신태용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감독·선수로 우승하게 된다.

김기동 감독은 "선수 때보다는 지금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어 나가는 게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선수들과 만들어가는 과정이 선수 때 보다는 더 큰 희열이 있다"며 "결승까지 간 것도 잘 했고, 선수들을 칭찬할만하다. 우승에 대한 부담보다는 웃으면서 즐기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게도, 제게도 큰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내 자신을 위해서라도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힘겨운 상대들을 물리치고 결승까지 갔지만 상대는 만만치 않다. 알 힐랄도 포항과 마찬가지로 ACL에서 세 번이나 정상에 오른 강팀이다. 프랑스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2019년 ACL 득점왕(11골)에 오른 공격수 바페팀비 고미스, 브라질 출신으로 EPL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에서 뛰었던 마테우스 페레이라, 말리 국가대표 무사 말레가 등 외국인선수들의 이름값과 실력은 포항보다 위다.

설기현, 이영표, 유병수, 곽태휘, 조성환 등 한국 선수들과 인연도 깊다. 전 국가대표 수비수 장현수도 뛰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회(TSG)는 '4-2-3-1 또는 4-3-3을 활용하며, 2선과 3선 미드필더들이 수적 우위를 차지하는 데 집중하는 팀"이라고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우리가 준비한 대로 그 선수들이 잘 막을 수 있는 방안들을 잘 준비하겠다. 상대가 빅리그 출신의 좋은 선수들이 많은 데 앞선 선수들의 파워와 스피드가 좋다.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대신 수비적인 면에서 약점도 노출한다. 그 부분에 맞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은 그동안 제로톱으로 활약한 이승모가 병역 문제로 출국이 불발됐고, 팔라시오스가 최근 부상을 입었다.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강상우는 최종예선을 마친 뒤 카타르에서 곧바로 합류한다.

김기동 감독은 "올 시즌엔 저희가 원했던 스쿼드로 경기를 하진 못했다. 팔라시오스도 부상을 당했는데, 다른 선수들이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팔라시오스를 중앙 또는 측면 등 여러 가지로 기용하는 시험도 하고 있다. 선수들이 잘 해줄 거라고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강상우는 출국 전 간단히 통화를 했다. 컨디션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바로 합류하기 때문에 시차적응은 다른 선수보다 나을 것"이라고 했다.

김기동 감독은 "그동안 장현수와 한 번씩 통화를 했다. 그런데 우리가 결승에 간 걸 아는데 연락이 없더라. '이기고 싶겠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저도 연락은 하지 않았다. 사우디 가면 만날 텐데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했다. 경기가 열리는 킹파드 스타디움에 대해선 "처음 가는 곳이라 정보가 없다. 대신 현장 분위기들을 느끼기 위해서 오늘 연습경기 때 현지 응원소리 효과음 넣어서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포항은 17일 밤 사우디로 떠난다. 김기동 감독은 "주위에서 걱정하시는 분이 많다. 스틸러스의 자부심을 갖고 경기하겠다. 많은 팬들이 오진 못하지만 사우디 팬들이 우리 팬이라는 생각으로 즐기면서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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