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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병상 가동률 80% 육박…서킷 브레이커 당장은 안할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 급증으로 수도권 중환자 병상이 80% 가까이 찼다. 보건당국은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 시행을 일시 중단하는 비상계획 관련, 중환자 병상 가동률 이외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병상 지표만 보면 위드 코로나의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때이지만, 당장 중단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14일 오후 5시 기준)은 서울 78.6%, 인천 78.5%, 경기 73.0%로 집계됐다. 서울과 인천 병상이 빠르게 포화하면서 수도권 전체 가동률도 76.4%로 치솟았다. 정부가 비상계획 실시 기준으로 제시한 75%를 넘어선 것이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 687개 중 162개만 남은 상태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수도권의 감염병 전담 병상과 중환자 치료 병상이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며 “요양 및 정신병원과 시설은 병상배정이 곤란해지고 있고, 1년 이상 사투를 벌여온 의료진과 방역 요원들이 한계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휴일인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휴일인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중대본 브리핑에서 이창준 중앙사고수습본부 환자병상관리반장도 “어제, 오늘 중환자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엄중하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간 병원 등에 병상 동원령이 내려졌지만, 병상 확보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정부는 일단 병상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도권 병상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창준 반장은 “수도권의 중증환자 병상만 운영하는 상급종합병원이 상태가 호전된 회복기 환자들을 중등증 병상에 제대로 전원시키도록 하기 위해 수도권의 중등증, 중환자 병상을 같이 가진 거점전담병원의 중등증 병상을 상급종합병원에서 전원되는 환자를 우선 입원시키도록 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환자가 상태가 나아지면 빠르게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스텝다운(Step-Down)'으로 대형병원 중환자 병실 회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창준 반장은 “경기도 거점전담병원 중환자의 경우 병상 여력이 있는 충청권 이남으로 이송 가능한 환자들은 이송해서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여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반장은 또 “비수도권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중환자부터 중등증 환자를 모두 볼 수 있는 거점전담병원”이라며“거점전담병원이 없는 전북 같은 데를 새롭게 지정하고, 수도권의 거점전담병원도 3곳을 더 지정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주(11월 7~13일) 하루 평균 위중증 환자는 447명으로, 전주(365명)보다 크게 늘었다. 60대 이상이 82.1%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127명으로, 직전 주(126명)와 유사하다. 사망자 또한 60세 이상이 96.9%(123명)를 차지한다. 병원과 요양원 관련한 사망이 절반 가량(45.5%)이다.

당국이 최근 5주간 코로나19로 사망한 523명을 분석해봤더니,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경우가 64.6%(338명)로 집계됐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접종을 받지 않을수록 또 고령층일수록 사망의 위험이 커진다”며 “고령층 중 아직 접종하지 않으신 분은 반드시 접종받을 것을 다시 한번 권고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최근 요양병원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이들을 수용할 전담병원 지정을 확대하겠다고도 밝혔다.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각에선 일시적인 방역 강화 주장도 나오지만,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의 조치보다는 고령층이 주로 많이 집단적으로 감염되고 있는 취약시설들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면서 추가접종을 서두르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어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계획 관련, 이창준 반장은 “비상계획(발동 기준)은 단순히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에만 국한하지 않고, 여러 지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래 반장은 “종전의 총 확진자 규모 중심으로 평가했던 부분들을 어떤 지표를 중심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며 “현재의 유행 양상과 위험도를 평가하면서 가장 최적 문제 요인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비상계획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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