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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장기집권 선포 날, 알리바바 빛바랜 최대 매출 100조

중앙일보

입력

저장성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 이번 11.11 쌍십일 행사에는 매출액 공개 관련 별도 행사를 열지 않았다. [바이두 캡쳐]

저장성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 이번 11.11 쌍십일 행사에는 매출액 공개 관련 별도 행사를 열지 않았다. [바이두 캡쳐]

축제는 사라졌다. 높은 할인폭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했던 광고는 눈에 띄게 줄었다. 몇 분 만에 수백 억 원을 돌파했다던 실시간 데이터도 공개되지 않았다. 6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폐막일과 겹친 중국 최대 쇼핑 축제 11ㆍ11(쌍십일) 행사가 조용히 막을 내렸다.

알리바바 측은 2장의 보도자료를 통해 매출액 등 일부만 간략히 공개했다. [알리바바 제공]

알리바바 측은 2장의 보도자료를 통해 매출액 등 일부만 간략히 공개했다. [알리바바 제공]

네 개의 ‘1자’(11.11)에 착안해 ‘독신자들의 쇼핑축제’라는 의미의 ‘광군절(光棍節)’로 불려온 쌍십일 행사는 매년 대규모 판촉 행사를 개최해 뜨거운 관심을 불러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화려했던 전야제가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12일 새벽 알리바바는 달랑 2장 분량의 보도자료만 배포됐다. 제목은 ‘글로벌 쇼핑 축제의 꾸준한 성장’. 올해로 13년째인 이번 쌍십일 행사의 총 매출액은 5403억 위안(약 99조6367억원)로 집계됐다. 양으로만 보면 지난해 매출 4982억위안(약 91조8700억원)보다 8%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성장률은 급감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도 매출(2684억 위안) 대비 85.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8%에 비해 10배 이상 높았다. 이전에도 매년 50% 가까운 매출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지난 2018년 11월 11일, 2분 5초 만에 100억 위안 매출을 달성했다겨 자축했다. [바이두 캡쳐]

지난 2018년 11월 11일, 2분 5초 만에 100억 위안 매출을 달성했다겨 자축했다. [바이두 캡쳐]

알리바바가 홍보로 내세운 건 중국 정부의 제재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참가 브랜드의 65%가 중소기업이고 농산물 판매가 20% 성장했으며 행사 기간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데이터 센터를 이용해 탄소배출량 2만 6000t(톤)을 절감했다는 등이다. 예년에 없던 “쇼핑축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우리의 약속이며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란 부연 설명도 달렸다. 거대 기업의 이윤 독식 구조 타파와 공동부유, 환경 보호를 앞세운 정부 지침을 준수한다는 표시였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7일 마윈이 네덜란드 농업기술연구소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둬웨이 캡쳐]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7일 마윈이 네덜란드 농업기술연구소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둬웨이 캡쳐]

물론 마윈도 등장하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이날 자정 행사 종료 직전 수석 마케팅 책임자 크리스 텅이 등장해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며 짤막한 언급만 했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공개적으로 금융당국을 비판한 뒤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반독점 규정 위반을 이유로 182억 위안(약 3조 10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딩이판 중국 국무원 세계발전연구센터 부소장은 “자본 논리는 이윤 추구지만 우리는 모두가 잘 사는 공동부유 사회를 만드는데 힘써야 한다”며 “자본 추구 때문에 이같은 목표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매체들은 라이브 스트리밍을 이용한 전자 상거래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웨이보 캡쳐]

중국 매체들은 라이브 스트리밍을 이용한 전자 상거래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웨이보 캡쳐]

정작 중국 매체들은 이런 상황보단 행사 기간 라이브 스트리밍 전자 상거래 부상을 부각했다. 더우인(중국식 틱톡) 등 라이브 영상 플랫폼들이 가세해 쌍방향 소통에 기반한 물품 판매에 나서면서 구매 양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관찰자망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플랫폼 점유율은 전년도 68%에서 59%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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