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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에 총 쏜 백인 소년 ‘법정 통곡’에 NBA스타 “그만해” 논란[영상]

중앙일보

입력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카일 리튼하우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위스콘신 커노샤 법정에서 재판 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카일 리튼하우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위스콘신 커노샤 법정에서 재판 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 총을 쐈던 미국 10대 백인 청소년이 법정에서 울음을 터뜨린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여러 미국 매체들은 전날 위스콘신주 커노샤 카운티 법원 공판에서 카일리튼하우스(18)가 진술하며 오열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리튼하우스는 지난해 8월 커노샤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 당시, 백인 자경단원들과 함께 반자동소총을 들고 순찰 활동을 벌이다 시위 참가자 2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살인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리튼하우스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그는 재판에서 피해자가 다른 시위대와 함께 자신을 위협하며 따라왔고, 이들을 멈추기 위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리튼하우스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 나를 지켰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다 변호사의 질문에 총 쏘기 직전 상황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리튼하우스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호흡까지 가빠졌다. 급기야 판사가 10분간 휴정을 선언하고 리튼하우스에게 생수를 건네줬다. 방청석에 있던 리튼하우스의 모친도 아들의 진술을 들으며 함께 흐느꼈다.

각 매체에서 보도한 이 영상은 인터넷에서 이날 오전까지 230만 회 이상 조회되며 관심을 끌었다고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영상에 대한 의견은 극명히 엇갈렸다.
보수성향의 뉴스맥스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피고인이 드라마틱한 증언을 했다"고 평가한 반면, USA투데이는 "신파극과 같은 연기였다"며 "악어의 눈물"이라는 외부기고가의 의견을 그대로 소개했다.

미 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얼굴을 찌푸린 리튼하우스의 영상과 함께 ″레몬 캔디라도 먹었다 보다″라는 글을 올렸다. [AP=연합뉴스]

미 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얼굴을 찌푸린 리튼하우스의 영상과 함께 ″레몬 캔디라도 먹었다 보다″라는 글을 올렸다. [AP=연합뉴스]

그러다 미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까지 나서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 영상과 함께 "무슨 눈물? 나는 전혀 못 봤다. 그만 좀 해라! 이 아이는 법정 들어가면서 레몬 캔디라도 먹었나 보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보수 언론인들 사이에선 "이 소년이 백인이 아니었어도 그렇게 말했을 것이냐""당신은 정말 미성숙한 인간이다"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일부에선 제임스가 시합 중 울상짓는 사진을 올리면서 "당신이야말로 가짜로 다친척하며 우는 것으로는 왕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그동안 리튼하우스 재판 자체를 두고도 여론이 극명하게 갈렸다.
미국 일부 보수세력들은 시위대에 총을 쏜 리튼하우스를 영웅 대접하면서 그의 보석금 200만 달러(약 24억 원)를 후원했다.
반면 이날도 법원 앞에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30여 명이 모여 "전 국민이 이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며 리튼하우스의 유죄 평결을 촉구하는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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