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손으로 휘젓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경기에서 활발하게 움직였으나 골은 넣지 못했다. 상대 수비진을 돌파하는 모습. [뉴스1]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경기에서 활발하게 움직였으나 골은 넣지 못했다. 상대 수비진을 돌파하는 모습. [뉴스1]

손흥민(29·토트넘)이 아랍에미리트(UAE) 수비를 휘저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5위 한국은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UAE(71위)를 1-0으로 꺾었다.

2년 만에 축구 A매치 관중 100% 입장이 허용된 가운데 3만152명이 이 경기를 ‘직관’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스포츠 경기 중 최다 관중이었다. 골대를 두 번이나 때린 손흥민은 골만 빼고 다 보여줬다.

최종예선 10경기 중 반환점을 돈 가운데 한국은 3승 2무(승점 11)를 기록, 이란과 선두 싸움을 이어갔다. 최종예선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UAE는 3무 2패(승점 3)에 그쳤다.

황희찬(사진 오른쪽)

황희찬(사진 오른쪽)

황의조(보르도)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조규성(김천 상무)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튼)이 좌우 날개에 포진하는 4-3-3 포메이션 형태였다. 한국의 강력한 압박, 섭씨 영상 4도의 쌀쌀한 날씨 탓에 중동에서 온 UAE 선수들의 움직임은 무거웠다. 전반 34분 페널티 박스 내 오른쪽에서 황인범(루빈 카잔)이 알리 하산의 다리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영리하게 돌아선 황인범의 움직임이 좋았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슛으로 골망 오른쪽 구석을 흔들었다. 황희찬의 A매치 7호 골.

한국은 전반전에 볼 점유율 74대26, 슈팅 11대1로 압도했다. 전반에만 골대를 2번 강타했다. 전반 13분 조규성의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때렸다.

전반 45분 손흥민은 하프라인부터 상대 선수 3명을 달고 단독 드리블 돌파를 했다. 약 30m를 치고 들어가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슛을 쐈다. 아쉽게 왼쪽 골포스트를 맞았지만, 2019년 12월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전 ‘79m 드리블 골’을 떠올리게 했다. 전반 추가시간에 날린 손흥민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 얼굴에 맞았다.

후반에도 손흥민은 지독한 골대 불운에 시달렸다. 후반 28분 김진수(전북)의 크로스를 손흥민이 러닝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후반 31분 조규성이 교체된 후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올라섰다. 그러나 지난달 시리아, 이란전에서 골 맛을 봤던 손흥민은 3경기 연속골에 성공하지 못했다.

카타르 월드컵 한국팀 예선 일정.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카타르 월드컵 한국팀 예선 일정.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국이 슈팅 17개를 쐈지만 1득점에 그친 점은 아쉬웠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빌드업(공격전개) 템포, 공격전환 템포 모두 좋았다. UAE가 수비실책이 많은 팀이어서 세컨드 볼 싸움에 유리했다. 특히 조규성의 폭넓은 움직임, 적극적 압박, 등지는 플레이 모두 준수했다”면서도 “심각하게 결정력이 아쉬웠던 경기다.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을 교체하는 타이밍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선수들이 고생해서 많은 찬스를 받았는데 (해결하지 못해) 미안하다. 추운 날씨에도 멀리까지 오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더 시원한 승리로 보답해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UAE도 볼을 잘 차는 팀이다. 비디오 분석을 통해 선수들끼리 얘기한 부분이 잘 이루어졌다. 공격수들이 찬스에서 골을 넣었어야 했다. (앞으로) 더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2년 만에 축구 A매치 경기장이 활짝 개방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인서 및 48시간 내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면 입장 가능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온 유준범(19)씨는 “흥민이 형을 응원하기 위해 2차 접종까지 마치고 왔다”며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 했다. 한국은 17일 0시 카타르 도하에서 이라크와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