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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는 과메기·영덕대게…‘위드 코로나’ 기대감에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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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5일 구룡포 해안마을에서 어민이 덕장에 널려있는 꽁치 과메기를 살펴보고 있다. 김정석 기자

5일 구룡포 해안마을에서 어민이 덕장에 널려있는 꽁치 과메기를 살펴보고 있다. 김정석 기자

지난 5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해안 마을. 한 어민이 바닷가에 마련한 덕장에 널어놓은 꽁치 과메기 수십 마리를 살펴보고 있었다. 검붉은 속살을 활짝 드러내고 가지런히 널려있는 꽁치 과메기들은 해풍을 맞으며 쫀득한 맛을 켜켜이 쌓아가고 있는 참이었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지 않아 집집이 과메기를 널어놓은 모습까진 아니었지만 구룡포 시장 안에 과메기를 진열해놓은 점포가 늘어나는 등 슬슬 과메기 미식가들을 맞이할 채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포항 바닷가 지역에서는 과메기 건조 작업이 시작된다. 특유의 쫀득함 식감을 자랑하는 과메기는 겨울철 전국에서 찾는 별미다. 그중에서도 구룡포 과메기가 가장 유명하다.

과메기는 포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하는 지역 특산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기 전인 2017년 과메기 매출액은 약 56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과메기 축제 등이 취소되고 포항을 찾는 인구가 줄어 과메기 판매액이 대폭 줄었다. 지난해 과메기 생산량은 2096t, 매출액 394억원 수준이었다.

겨울이면 주말마다 포항 구룡포 일대가 방문객들로 북적였지만, 지난해만큼은 과메기를 사러 찾아오는 발길이 뜸했다. 꽁치 어획량 감소도 판매 부진에 한몫했다. 2016년 3679t에 이르던 과메기 생산량은 2017년 3213t, 2018년 2542t, 2019년 2095t으로 줄었다. 중국·일본 어선의 무분별한 남획이 이뤄진 탓이다.

과메기 덕장에서 만난 한 어민은 “12월 중순 제법 날씨가 추워지면 과메기를 찾는 방문객이 구룡포 일대로 몰려온다”며 “지난해엔 코로나19로 한 철 장사가 완전히 죽을 쒔지만, 올해는 위드 코로나로 방문객들도 몰려들고 예년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겨울 과메기 생산 목표량은 3500t 정도, 판매 목표량은 매출 750억원 수준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과메기 판매량이 줄어 지역 내 과메기 생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영덕대게로 유명한 경북 영덕군도 위드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면서 기대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대게 제철이 찾아오려면 두 달 정도가 더 남았지만, 벌써 강구항 대게전문점 거리에는 손님들이 하나둘씩 찾아오고 있다.

영덕군은 지난 2일 오전 영덕군 강구면 강구수협 위판장에서 첫 위탁 판매를 시작하며 올해 영덕대게 판매에 본격 돌입했다. 판매 첫날 가격은 마리당 기준 최고가 11만3000원에서 8만6000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전년보다 약 30% 늘어난 총 1.6t이 선보여 총 1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영덕대게는 올해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영덕대게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대게 판매량이 평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면서다. 겨울철이면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강구항 일대 대게 전문 판매장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었다. 영덕대게축제가 온라인으로 개최되긴 했지만, 소비심리 위축 탓에 전국으로 배송하는 대게 택배 물량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영덕군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영덕대게 판매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어민과 상인들은 올해 위드 코로나에 힘입어 판매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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