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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 추워졌네…비실대는 코스피에 잇따라 상장 철회

중앙일보

입력

주식시장이 부진의 늪에 빠지자 공모주 시장에도 한파가 찾아왔다. 최근 청약을 실시한 기업의 주가가 부진한가 하면 아예 상장을 철회하는 회사도 잇따른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크래프톤 공모주 일반 청약날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 연합뉴스

최근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크래프톤 공모주 일반 청약날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 연합뉴스

시몬느·SM상선·넷마블네오 상장 철회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의 게임 개발 자회사인 넷마블네오가 지난 4일 코스피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 3일엔 해운사인 에스엠상선이 코스닥 상장 계획을 포기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핸드백 제조사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도 코스피 상장 계획을 일단 접었다. 모두 몸값이 1조원 넘는 조(兆) 단위 주자로 평가받는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증시 부진으로 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에스엠상선의 경우 지난 1~2일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1만8000~2만5000원)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기관의 공모주 참여 열기가 식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조사 결과,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9개 공모주(스팩 제외)의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972대 1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0대 1을 밑돈 것이다.

지난달 5~6일 진행된 차백신연구소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206대 1을 보인 데 이어 아이패밀리에스씨(63대 1), 케이카(40대 1) 등은 두 자릿수 경쟁률에 그쳤다. 올해 인기 공모주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 전후였단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증시 약세가 이어지고 공모주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기관 상당수가 외면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모 절차를 거쳐 지난달 이후 신규 상장(코넥스·스팩·분할 재상장 제외)한 종목은 코스피 2개, 코스닥 11개 등 13곳이었다. 이 중 8일 종가 기준으로 절반이 넘는 7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올해 안에 반전할지는 미지수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각국의 긴축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고, 투자 심리도 위축된 상태여서다. '대어급' 기업의 상장 철회로 올해 남은 기간 공모 시장에서 흥행몰이할 후보도 없을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SSG닷컴, 마켓컬리 등 굵직한 기업들은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 중 일부는 내년 증시 분위기에 따라 상장 일정을 미룰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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