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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호러블한 사춘기 소녀의 자아를 찾는 여행

중앙일보

입력

아담스 패밀리 2

감독 그렉 티어난‧콘래드 버논 등급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93분 개봉 11월 10일

사춘기는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들 합니다. 평소 조용하고 얌전하며 평범하던 친구들도 사춘기가 오면 칼끝처럼 예민해지고, 널뛰듯 변하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곤 하는데요. 남다른 취향으로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이웃과 멀리 떨어진 언덕 위 저택에 사는 ‘아담스 패밀리’의 똑소리 나는 장녀 ‘웬즈데이’ 역시 그런 사춘기에 접어들었죠. 부모님과 대화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게 된 웬즈데이를 중심으로 ‘아담스 패밀리’의 두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펼쳐집니다.

아담스 패밀리 2

아담스 패밀리 2

‘아담스 패밀리’는 1930년대 미국 만화가 찰스 아담스가 ‘뉴요커’에 그린 신문만화로, 인기에 힘입어 ABC방송국의 코미디 드라마로, 또 영화(1991년)로도 만들어졌죠. 이후 2019년에는 ‘슈렉’과 ‘마다가스카’ 제작진이 나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어요. ‘슈렉’과 ‘마다가스카’ 시리즈에서 동화 비틀기를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제작진은 ‘아담스 패밀리’를 주인공으로 평범함을 거부하는 가족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선보였죠. 사랑스럽도록 으스스하고, 기괴하고, 미스터리하며 오싹한 가족의 이야기는 향수에 젖은 올드팬뿐 아니라 새로운 관객들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뒀어요.
그렉 티어난·콘래드 버논 감독이 1편에 이어 다시 공동 연출을 맡아 전편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거대해진 스케일의 작품을 구상했습니다. 1편에서는 새롭게 선보이는 ‘아담스 패밀리’의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였지만, 이번 2편에서는 그 세계를 더욱 발전시킨 거죠. 게일 버만 프로듀서는 “넷플릭스에서 ‘웬즈데이’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알프레드 고어, 마일즈 말라 등 훌륭한 작가진과 함께 시나리오실에서 얘기를 나눴다”며 이번 영화의 바탕이 된 아이디어가 가장 큰 울림을 줬다고 설명했어요. 콘래드 버논 감독은 “작가들은 만일 웬즈데이가 아담스 패밀리가 아니라면 어떨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흥미롭게 여겼고, 이게 멋진 드라마를 제공했다”고 덧붙였죠.

아담스 패밀리 2

아담스 패밀리 2

1편에서 캐릭터 싱크로율 100%의 목소리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들도 ‘아담스 패밀리 2’에 합류했어요. 오스카 아이삭은 어떤 돌발 상황에도 긍정적인 아빠 고메즈 역을, 샤를리즈 테론이 우아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의 엄마 모티시아 역을 맡아 아담스 패밀리의 두 기둥을 완벽하게 선보였죠. 밝고 쾌활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클로이 모레츠가 자신과는 180도 다른 소녀 웬즈데이를 맡아 색다른 매력을 뽐내고요. 닉 크롤과 스눕 독 역시 트러블 메이커 삼촌 페스터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쓰는 사촌 잇을 맛깔나게 연기했죠.
무한긍정 아빠 고메즈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자 아담스 패밀리의 단합을 위해 캠핑카로 떠나는 3주간의 가족 여행을 계획합니다. 시크하고 똑똑한 웬즈데이는 사춘기에 접어들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든 상황. 혼자 있는 시간을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족 여행에 따라가게 되죠. 말썽꾸러기 동생 퍽슬리가 사라졌으면 좋겠고, 세상 모든 것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 그는 가족 여행 중에 놀라운 비밀 이야기를 접하고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아담스 패밀리 2

아담스 패밀리 2

여기에 주인공을 위협하는 빌런이 빠지면 섭섭하죠. 아담스 패밀리 앞에 나타난 새 빌런 사이러스는 이들을 위험천진난만한 모험으로 안내합니다. 스산한 분위기의 대저택을 빼닮은 캠핑카를 타고 바다부터 사막까지, 미국 전역을 가로지르며 마주하는 위기는 대부분 아담스 패밀리로 인해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요. 어디서나 범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는 아담스 패밀리 답게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점프, 그랜드 캐니언 폭파 등 초대형 사건 사고가 벌어져요.
가족은 싸우면서도 서로를 걱정하곤 합니다. 때론 부모를, 또 자녀를 숨 막힌다고 생각했더라도 결국 가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헌신하는 모습은 1930년대부터 이 별난 가족을 지켜온 힘이죠. 아마 영화에서 아담스 패밀리가 괴짜 같은 일을 벌일 때마다 “맞아, 우리 가족도 저럴 때 있어”라고 공감하게 될 거예요. 그러면서 남들과 다른 개성을 지녔을 뿐 틀린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와 ‘우리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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