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산갈치·거대오징어…아쿠아리움서 볼 수 없는 신비한 바다 생물을 찾아서

중앙일보

입력 2021.11.08 09:00

방학 등 휴일을 앞두면 문득 놀러 갈까 생각나는 바다. 사진만 봐도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고 모래사장을 달려 풍덩 들어가고 싶어지죠.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71%를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가 바다에 대해 알고 있는 영역은 그중 1%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광활한 영역이 미지로 남아있죠. ‘저 바다 밑엔 뭐가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가진 건 지금 우리가 처음은 아닙니다. 고대로부터 인류는 바다를 궁금해했죠. 무거운 걸 몸에 달고 바다에 뛰어들기도 하고, 공기를 담은 통에 탄 채로 바다 밑으로 내려가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바닷속 세계에 가고자 했어요.

예로부터 바다에 대한 호기심이 지대했던 인류는 바다 생물에 상상력을 더해 수많은 전설을 만들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신화와 실제를 넘나드는 바다 탐험에 나섰다.

예로부터 바다에 대한 호기심이 지대했던 인류는 바다 생물에 상상력을 더해 수많은 전설을 만들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신화와 실제를 넘나드는 바다 탐험에 나섰다.

햇빛이 닿아 밝고 주로 대륙 주위에 분포하는 완만한 바다를 지나면 심해가 펼쳐집니다. 깊은 바다를 뜻하는 심해는 수심 200m 이상으로 바다 부피 중 95%를 차지해요. 햇빛이 흡수돼 사라져버린 심해로 1000m쯤 내려가면 손톱만 한 넓이를 누르는 수압도 100kg쯤 돼 어지간한 생물은 살기 힘들죠. 이는 바다 탐험에 큰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어두워서 코앞도 보이지 않고, 수온이 낮아 추운 데다 견디기 힘든 높은 압력과 함께 숨을 쉴 수 없는 환경에서 탐험하기 위해선 기술의 발전이 필요했어요. 바다 탐험 하면 떠오르는 책, 『해저 2만리』에 나오는 잠수함 노틸러스호처럼요. 노틸러스호의 신비한 바닷속 모험 이야기가 나온 1896년으로부터 약 100년 뒤인 1960년, 잠수함 ‘트리에스테’는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에서 1만916m 깊이까지 내려갔죠.

바다, 미지로의 탐험

『해저 2만리』를 쓴 쥘 베른의 나라 프랑스에서 온 바다 탐험 이야기를 전시로 만날 수 있습니다. 1793년 설립돼 6500만 건 이상의 자연사 표본을 소장한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특별전인 ‘바다, 미지로의 탐험’이죠.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기획해 26만 명이 찾은 전시를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했다”고 설명한 전시 주관사 주먹기획 전승원 대표는 “세계 최고의 해양과학 전문가들이 고증해 만든 해양 생물 복제 표본과 실감형 콘텐트, 멀티미디어 등을 보고 체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죠. “다만 돌고래처럼 유명한 친구는 없어요. 어두운 심해에 사는 생물이나 눈에도 안 보이는 플랑크톤 등 잘 몰랐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촉각으로 해저 지형을 살필 수 있는 지구본으로 바닷속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를 찾아봤다.

촉각으로 해저 지형을 살필 수 있는 지구본으로 바닷속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를 찾아봤다.

서울 북서울꿈의숲 상상톡톡미술관 2층에서 바다 탐험을 시작한 소중 학생기자단 앞에 특이하게 생긴 지구본이 나타났습니다. 울퉁불퉁한 산맥과, 바다 밑 해저 지형이 그대로 드러난 지구본이었죠. 우리나라를 찾은 뒤 제일 깊은 곳을 찾아 빙글빙글 돌려보자 손가락 한마디는 거뜬히 들어가는 곳이 나왔습니다. 바로 마리아나 해구였죠.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이 해구에서도 가장 깊은 곳은 약 1만1000m에 달한다는 얘기에 모두 깜짝 놀랐어요.
지상에서 가장 높은 해발 8848m의 에베레스트산이 푹 잠길 만큼 깊은 바닷속까지 탐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온 인류의 모습을 시대별로 살펴보던 전지윤 학생기자가 “전에 바다에 가서 씨워킹을 했을 때 썼던 헬멧처럼 생겼다”며 한 사진을 가리켰어요.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은상을 받은 조세프-마르탱 카비롤의 잠수모였죠. 20세기 중반까지 널리 사용된 이 잠수모는 둥근 헬멧에 유리판이 달린 모양이었는데요. 휴대전화 속 지윤 학생기자가 착용한 것과 기본 구조는 똑같았죠.

전지윤 학생기자가 1855년 나온 잠수모와 최근 씨워킹 때 썼던 잠수용 헬멧을 비교해봤다.

전지윤 학생기자가 1855년 나온 잠수모와 최근 씨워킹 때 썼던 잠수용 헬멧을 비교해봤다.

현대에 가까워지자 장비는 점차 세련되지고, 탐사 성과도 늘어났습니다. 세 사람은 프랑스 해양탐사연구소에서 만든 유인 잠수함 ‘노틸러스’와 ‘빅터6000’의 해저 탐험 영상을 유심히 봤죠. 노틸러스호와 원거리 조종 로봇 빅터6000은 수심 6000m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설계돼 심해 정보와 표본을 수집·분석해요. 1984년 임무를 시작한 노틸러스호는 현재까지 1500회 이상 잠수를 시행하며 주로 대서양의 심해, 열수분출구(열수구·심해저 산맥에서 마그마로 가열된 350~400℃ 열수가 분출되는 구멍) 등을 탐사했습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바다를 탐험하는 것은 여전히 잘 모르는 바닷속 생물들을 발견하기 위해서죠. 현재 지구상에는 200만 종의 생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중 해양 생물은 23만5000종이에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생물은 700만~1000만 종 정도로 추정하는데, 그중 해양 생물은 170만~230만 종 정도로 예측됩니다. 계속되는 탐사로 매년 2000종의 새로운 해양 생물이 발견돼 이름이 정해지죠. 지난 10여 년간 세상에 알려진 해양 생물의 약 20% 정도는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탐사를 통해 발견됐어요.

벤토스 탐사로 발견한 여러 생물들을 살펴보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벤토스 탐사로 발견한 여러 생물들을 살펴보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특히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프랑스 국립 연구소(IRD)와 함께 런칭한 벤토스 열대 심해 탐험 프로그램은 많은 실적을 올렸습니다. 1976년부터 2018년까지 42년간 23개국 267명의 과학자가 참여해 85번의 해양 탐사를 진행했어요. 연구가 미미했던 해역을 주 탐험지로 선택해 3700여 종의 생물을 새롭게 발견하고 1774권의 책이 나왔죠.
송현근·이동건·전지윤 학생기자는 벤토스 탐험으로 발견한 심해 생물들을 하나하나 살펴봤습니다. 빨갛고 파란 새우, 돌멩이처럼 생긴 게 등 색도 모양도 다 새롭게 느껴지는 생물들이었죠. 관심 가는 건 앞에서 이름을 찾아보니 대부분 학명으로만 명명된 상태였어요. 발견된 생물들은 외형적으로 같아 보일지라도, 유전자의 차이 등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이프레메리아 나우틸리에이(Ifremeria nautiliei)'라는 이름의 바다 달팽이는 프랑스 국립 해양연구소(IFREMER)의 이름을 땄죠. 너무 어렵다고 하면서도 비슷한 친구들을 생각해 내기도 했어요. “얘 이름은 시록토푸스 글라시알리스래.” “게임 같은 데서 본 거랑 비슷하네.” “우무문어?” “맞아, 그거.” “흡혈오징어 같기도 해.”

잠수함 노틸러스 체험을 통해 과학자로 변신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심해 새우 채집에 나섰다.

잠수함 노틸러스 체험을 통해 과학자로 변신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심해 새우 채집에 나섰다.

앞서 봤던 영상 속 노틸러스호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 노틸러스호의 조종석을 재현한 시뮬레이터 체험은 마침 3자리가 있어 각자 조종석에 앉았습니다. 방역을 위해 장갑을 끼고 조종간을 잡아 움직이자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물방울을 튕기며 입수한 뒤 깊이 내려갈수록 화면이 어둠에 잠기자 지윤 학생기자가 조금 무섭다고 속삭였죠. 장애물을 피해 무사히 열수분출구에 도착한 세 사람은 심해 새우를 채취하는 미션을 수행했어요.
체험을 마치고 심해 생물 데메니기스의 3D 모델링을 관찰한 현근 학생기자는 “머리가 투명해서 초록색 눈이 꼭 뇌처럼 보인다”며 두 사람에게 살펴볼 것을 권했죠. 빛이 들지 않는 심해에서 살아가기 위해 나름대로 유리한 부분을 찾아 진화한 생물들의 이야기를 보며 감탄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실제 열수분출구 탐사 영상을 통해 심해 생태계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감을 잡았습니다. 이어 수온이 영하 2도에 불과한 남극해에서 물고기들이 얼어붙지 않고 살 수 있는 비결을 살펴봤죠.

거대 바다거미 등 남극해에 사는 생물들을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곳곳에 심해 생물 표본이 전시돼 있다.

거대 바다거미 등 남극해에 사는 생물들을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곳곳에 심해 생물 표본이 전시돼 있다.

바다가 우리에게, 우리가 바다에게

우리가 보통 바다 생물 하면 떠올리는 물고기는 실제로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바닷속 생명체의 무게를 잰다면 95% 이상을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생물이 차지할 거예요. 그 대부분은 플랑크톤이죠. 바다 표면 물에서 광합성을 하는 식물성 플랑크톤과 조류를 따라 움직이며 살아가는 동물성 플랑크톤이 있죠. 특히 식물성 플랑크톤은 탄소가 포함된 바닷물에서 산소를 만들고, 그 양은 지구 산소의 절반 이상에 달합니다. 동물성 플랑크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식물성 플랑크톤으로부터 시작되는 바다의 먹이사슬은 어떤 순서인지 게임하듯 풀어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플랑크톤의 춤’ 영상실에 들어섰죠. 아주 작은 박테리아부터 해파리, 관수모류 등 실제 플랑크톤을 처음 본 세 사람은 영상이 끝나자 앞다퉈 한 번 더 보자고 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플랑크톤의 춤’ 영상으로 처음 보는 플랑크톤의 실제 모습에 푹 빠졌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플랑크톤의 춤’ 영상으로 처음 보는 플랑크톤의 실제 모습에 푹 빠졌다.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땅 위의 우리가 숨 쉴 수 있게 해주듯, 바다는 우리 삶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OX 퀴즈를 풀 듯 바다 생물에서 영감을 얻은 생활 속 건축물·자동차 등을 찾아봤죠. 또 바다 생물들로부터 새로운 의약품의 재료를 다수 발견하고 있었는데요. 그들이 생존을 위해 만들어낸 화학 물질을 의학적으로 활용하려는 과학자들의 연구를 살펴본 현근 학생기자는 “바다로부터 많은 것을 받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했죠.
바다는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되어줄 뿐 아니라 상상력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심해에서 거대하게 자라난 생물의 목격담은 전설로 남아 각종 문학·만화·영화 등을 통해 재생산됐죠. 그중 가장 유명한 건 아마 거대 오징어일 겁니다. 전시실 천장에선 6m 크기로 재현된 거대 오징어 표본이 관람객을 내려다보고 있었죠. 이는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1층에 전시 중인 18m 실물 표본을 축소·재현한 겁니다. 1545년의 목격담부터 2012년 북태평양 심해에서의 최초 실물 영상 촬영까지 거대 오징어를 뒤쫓는 인간들의 노력은 보통이 아니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의 눈길을 사로잡은 거대 오징어 표본.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18m 거대 오징어 표본을 축소·재현한 것으로 6m 크기다.

소중 학생기자단의 눈길을 사로잡은 거대 오징어 표본.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18m 거대 오징어 표본을 축소·재현한 것으로 6m 크기다.

거대 오징어 못잖은 전설의 물고기 산갈치와 살아있는 화석으로 유명한 실러캔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전시장 한쪽에는 1954년 어획돼 최초로 살아있는 채로 관찰할 수 있었던 실러캔스로 만든 표본의 오리지널 레플리카가 있었죠. 말로만 듣던 실러캔스 표본을 유심히 살펴본 세 사람은 산갈치로 눈을 돌렸어요. 최대 8m까지 자라는 길쭉한 은빛 몸체로 인해 바다뱀으로 불리기도 했던 산갈치가 수면과 수직으로 떠 있다 유영하는 모습을 동건 학생기자가 흥미롭게 관찰했죠. 심지어 산갈치는 필요에 따라 자기 몸을 스스로 잘라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실러캔스 표본을 관찰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실러캔스 표본을 관찰하고 있다.

인류 역사 속에서 다양한 상징성을 가진 신화적 동물로, 예술·과학적 영감의 원천으로 활약한 바다 생물들은 현재 처지가 그렇게 좋지 못합니다. 바다가 오염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바다 탐험의 마지막은 대량으로 버려지는 해양 쓰레기, 미세 플라스틱 등으로 고통받는 바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죠. 전 대표는 “친환경 전시를 위해 전시장 패널은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 가능한 허니콤보드(골판지)와 친환경 도료로 꾸미고 굿즈 포장재도 비닐 대신 크라프트지를 사용했다”며 “연계 교육 프로그램 ‘키즈 아틀리에’도 플라스틱을 최대한 배제해 DIY 등을 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바다 탐험을 위해 걸은 걸음을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기부했죠.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특별전: 바다, 미지로의 탐험
전시기간: 2022년 3월 6일(일)까지(휴관일 없음)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 마감 오후 5시)
전시장소: 서울 강북구 월계로 173 북서울꿈의숲 상상톡톡미술관

우리나라의 바다 탐사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도 바다 탐사에 열심입니다. 해상 기후와 해류, 생물자원 및 해저 광물 조사 등 바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조사하는 배를 해양연구선이라고 하는데요. 1992년 우리나라 첫 연구선인 이어도호에 이어 온누리호가 취항하며 근처 바다뿐 아니라 태평양 등 세계의 바다에 자력으로 조사하러 갈 수 있게 됐죠. 2016년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국내 최초이자 세계 8번째 5000톤급 대형 해양과학조사선 ‘이사부호’가 취항했습니다. 길이 99.8m, 폭 19m, 총 무게 5894t으로 60명까지 승선해 중간 보급 없이 55일간 최대 1만 해리(1만8520km)를 항해할 수 있는 배죠.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 해저 8000m까지 탐사 가능한 대형 해양과학조사선 ‘이사부호’. 우산국(울릉도)을 우리 영토로 편입시킨 신라 장군 이사부의 이름을 붙였다.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 해저 8000m까지 탐사 가능한 대형 해양과학조사선 ‘이사부호’. 우산국(울릉도)을 우리 영토로 편입시킨 신라 장군 이사부의 이름을 붙였다.

이사부호는 심해영상카메라·다중음향측심기를 비롯한 첨단 관측 장비 40여 종을 구비, 해저 8000m까지 전 세계 바다 탐사가 가능한 떠다니는 연구소입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배에서 관측한 해양과학자료를 육상의 연구자들과 실시간 공유할 수 있죠.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태풍 등이 생기는 태평양과 인도양 등에서 해양·기후·기상 변화를 조사하기도 하고, 공해역(모든 나라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바다)에서 자원·환경 생태계를 살피며 특수한 생물유전자원을 확보하기도 해요.
2017년에는 북서태평양과 인도양에서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대양의 순환과 심해 열수구 주변 생물자원 등을 연구했죠. 괌 동쪽 공해역 해저 6000m 지점에 있는 높이 약 4000m의 심해 화산(해산)을 관측해 키오스트(KIOST·한국해양과학기술원)라고 명명하기도 했죠. 이어 2018년에는 세계에서 4번째로 열수분출공(열수구 주위로 퇴적물이 쌓여 화산 굴뚝처럼 보이는 것)을 발견하고 주변 생태계를 이루는 생물을 확보했어요. 인도양에서 발견한 이 열수공에는 온누리 벤트 필드(ONNURI Vent Field·OVF)라는 한국식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4번째로 개발한 6000m급 심해 무인잠수정 ‘해미래’.

우리나라가 세계 4번째로 개발한 6000m급 심해 무인잠수정 ‘해미래’.

이사부호의 열수구 탐사에는 심해 무인잠수정(ROV·원격조종 수중로봇) ‘해미래’ 등이 함께했어요. 해미래는 미국·일본·프랑스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4번째로 개발한 6000m급 심해 무인잠수정입니다. 해미래는 3.3m×1.8m×2.2m 규모로 로봇 팔과 각종 계측장비·수중카메라·조명장치 등을 달고 심해 자원 탐사와 생태계 연구 등을 하는데요. 해미래가 수중 탐사를 하는 동안 배에서 유선 케이블로 전원을 공급하며 작업을 지원하는 해누비와 세트로 움직이죠. 해미래는 다양한 심해 탐사뿐 아니라 천안함 사건 조사 지원, 해군 구조대 합동훈련 등에도 투입됐어요.

게(크랩)와 가재(랍스터)처럼 움직이는 다관절 해저로봇 크랩스터 CR6000은 6개의 다리를 이용해 걷거나 헤엄치며 최대 수심 6000m 해저를 탐사할 수 있다.

게(크랩)와 가재(랍스터)처럼 움직이는 다관절 해저로봇 크랩스터 CR6000은 6개의 다리를 이용해 걷거나 헤엄치며 최대 수심 6000m 해저를 탐사할 수 있다.

ROV를 이용해 바닷속을 탐험할 땐 ROV가 촬영하는 영상을 배 위에서 보면서 조종하고 샘플을 채취하게 되는데요. 프로펠러로 움직이는 ROV의 경우 주변을 혼탁하게 하거나 목표물에 가까이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바다의 게(크랩)나 가재(랍스터)처럼 움직이는 해저로봇을 만들었습니다. 크랩스터 CR6000은 6개의 다리를 이용해 걷거나 헤엄치며 최대 수심 6000m 해저에서도 카메라와 각종 센서로 정밀하게 근접 탐사할 수 있죠. 또 로봇팔을 이용해 샘플을 채취합니다.
각종 첨단 기술과 장비를 가지고 태평양 자원·환경 조사 및 횡단 탐사, 한반도 해양 생태계의 아열대화 연구 등 해양자원부터 기후변화까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이사부호는 친환경 조사선이기도 합니다. 저소음·저진동 설비와 저탄소·저폐기물 배출을 위한 친환경 연소 처리 장치를 갖췄죠. 탐사로 인한 바다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바다 탐사를 통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우리도 바다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거죠.

“크라켄이다!” 이동건(맨 오른쪽) 학생기자의 말에 전시에서 본 거대 오징어를 떠올리며 송현근(맨 왼쪽)·전지윤 학생기자도 함께 포즈를 취했다.

“크라켄이다!” 이동건(맨 오른쪽) 학생기자의 말에 전시에서 본 거대 오징어를 떠올리며 송현근(맨 왼쪽)·전지윤 학생기자도 함께 포즈를 취했다.

2019년 마리아나 해구 탐험에 나선 빅터 베스코보에 따르면 인류의 손길이 닿기도 전에 수심 1만m 심해에서도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발견되는 상황이에요. 오랜 관심이 바다 탐험의 원동력이 되었다면 최근의 무관심은 바다 오염을 부추기는 셈이죠. 이대로라면 미지의 바다는 영영 가 닿을 수 없는 영역으로 남게 될지도 모릅니다. 탐험이 거듭될수록 바다의 가치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어요. 이와 연결된 인류의 미래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때입니다.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잘 아는 줄 알았는데 이번 취재로 자세히 보니 심해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바다에 대한 고대 인간들의 호기심은 굉장히 흥미로웠죠. 시간이 지나도 바다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한 번도 꺼진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현대에 여러 기술을 이용해도 아직 인간이 발을 디디지 못한 심해에 갖고 있던 여러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좋았어요. 우리는 늘 바다라는 존재와 같이 살아가고 있고 바다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바다에 대한 관심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바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키기 위해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요?
-송현근(서울 고덕중 1) 학생기자

저는 크라켄은 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긴 생명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취재로 간 ‘바다, 미지로의 탐험’전에서 크라켄을 닮은 대왕 오징어를 만났죠. 깊은 바닷속에 사는 대왕 오징어는 우리가 만날 수 없는 바닷속 상상의 동물 그 자체였습니다. 예전에는 우연히 바닷가에 떠내려온 대왕 오징어만 볼 수 있었고 이를 괴물이라고 생각어요. 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심해 생물의 모습을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였더라도 흔히 보는 오징어가 아닌 엄청나게 큰 오징어를 보면 괴물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아직도 발견하지 못한 심해 생물이 많다고 합니다. 기술이 더 발전해서 많은 친구가 많은 심해 생물을 만났으면 합니다. 해양 탐사를 응원합니다.
-이동건(서울 공항초 4) 학생기자

예전에는 심해 하면 무언가 섬뜩하고 어두울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프랑스 국립 자연사박물관 특별전 '바다, 미지로의 탐험'에서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심해에 대해 알아보며 신비롭고 경이로운 느낌이 들었죠. 작은 보호탑 해파리, 배럴아이 피쉬 등 심해에 사는 많은 생물을 관찰하고, 노틸러스 잠수함을 타고 심해 새우를 채집하는 체험, 바다의 먹이사슬 게임 등을 하며 많은 것을 새로 배웠고요. 예전에 바다에서 씨워킹을 했었을 때 봤던 바닷속을 넘어 더 광대하고 신비로운 세계를 봤죠. 무궁무진한 미지의 세계, 심해는 앞으로 우리 인류가 탐험하고 발견해야 할 것들이 무척 많아 보였습니다.
-전지윤(경기도 낙생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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