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가 ‘제2의 툴젠’”…코넥스 바이오 대장주 누가 있나

중앙일보

입력

툴젠 CI. [사진 툴젠]

툴젠 CI. [사진 툴젠]

코넥스(KONEX) 대장주로 불리는 툴젠이 코스닥 이전 상장 절차에 들어가면서 코넥스 바이오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툴젠 이후 차기 기업공개(IPO) 후보가 될 수 있어서다.

7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위원회의에 따르면, 툴젠은 지난 4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툴젠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 건 올해가 7년째다.

툴젠은 1999년 설립된 유전자 교정 플랫폼 업체다. 서울대 화학과 교수 출신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1999년 설립했고 2014년 코넥스에 상장했다.

툴젠은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와 관련이 있는 기술인 ‘유전자 가위’ 관련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란 유전체에서 특정 염기 서열을 인식한 후 해당 부위 디옥시리보핵산(DNA)을 정교하게 잘라내는 시스템이다. 툴젠의 특허는 미국·유럽·호주·중국·일본·한국 등 주요 9개국에 원천 등록됐다.

이번이 네 번째 도전

툴젠 종자연구소 관계자가 식물 배양실에서 실험용 감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툴젠]

툴젠 종자연구소 관계자가 식물 배양실에서 실험용 감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툴젠]

경쟁사와 비교해 기술력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툴젠이지만, 코스닥 상장은 7년째 가로막혔다. 2015년·2016년 두 차례 기술특례상장을 신청했지만,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모두 기업 지배구조가 불안하고 유전자가위 특허도 출원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2018년 ‘테슬라 상장’ 추진 땐 서울대 측과 유전자 가위 특허권 관련 이슈가 불거졌다. 테슬라 상장은 상장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상장하는 제도다.

당시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김진수 전 대표가 서울대 교수로 근무하면서 유전자 가위 원천 기술 특허권을 헐값으로 툴젠에 부당 이전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때문에 툴젠은 이듬해 1월 심사를 철회했다. 대전지방법원은 지난 2월 1심에서 김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19년 8월엔 코스닥 상장사인 제넥신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역시 실패였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합병 계약 해제 사유가 발생하면서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 측에 적정가에 매수해 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제넥신 주식매수청구 주식 수가 보통주 344만2486주, 우선주 146만5035주이고 툴젠 주식매수청구 주식 수는 보통주 151만3134주였다. 기준 금액(제넥신 1300억원, 툴젠 500억원)을 초과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주주들이 행사하면서, 주주의 합병 반대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주목받는 코넥스 바이오 기업들 

툴젠의 주요 기업 정보.

툴젠의 주요 기업 정보.

툴젠은 이후 2019년 9월 서울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특허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 2019년 12월에는 지분 교환 방식을 통해 제넥신이 툴젠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권 분쟁 리스크도 해결했다. 유전자 가위 관련 글로벌 특허분쟁을 제외하면, 그간 코스닥 상장의 발목을 잡던 대부분의 이슈를 해소한 상황이다.

코넥스 시가총액 1위 툴젠(9755억원)의 코스닥 이전 상장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또 다른 코넥스 바이오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코넥스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7개가 바이오 기업이다. 코넥스 시총 2위 선바이오(3224억원)도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툴젠처럼 법적 분쟁으로 인해 거래소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시그넷이브이(2904억원)·듀켐바이오(2048억원) 등이 현재 코넥스 시장에서 시총 2000억원을 상회하는 기업이다. 노브메타파마(1976억원)와 원텍(1804억원), 이엠티(1692억원) 등이 제2의 툴젠을 꿈꾸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