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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아들 뺨 10차례 내려친 父 “애정표현으로 볼 토닥인 것”

중앙일보

입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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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아들 뺨을 10차례 때려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재판에서 “애정 표현으로 볼을 토닥거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지난 6일 대구지법에 따르면 대구에 사는 5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7월23일 오후 11시10분쯤 술에 취한 채 귀가해 아들 B(12)군의 방에 들어가 장난하듯 B군의 목을 졸랐다.

B군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자 A씨는 “이 XX 또 이러네, 너 왜 이러냐”며 손으로 뺨을 10차례 때렸다. 아들이 맞는 것을 목격한 아내가 말리자 A씨는 “끝까지 밟아 주겠다”며 방에 있던 선풍기를 바닥에 던져 망가뜨리고 의자를 책상에 내리치는 등 겁을 줬다.

A씨의 학대는 남편이 잠시 화장실에 간 틈을 타 아들과 집 밖으로 나온 아내가 112로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A씨는 재판에서 아들의 목을 조른 것에 대해 “평소와 같은 가벼운 몸 장난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뺨을 10대 때린 사실이 전혀 없다”며 “애정표현으로 아들의 볼을 세 번 토닥거린 사실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사건 현장인 아들의 방도 확인하지 않고 자신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아 조사 절차도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그러나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구지법 제1형사단독(부장판사 이호철)은A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20시간,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아들이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진술했고, 그 진술 내용도 경험하지 못하면 알 수 없는 내용이며 사건 현장의 사진도 아들의 진술과 맞아떨어진다”며 “학대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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