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유럽돌며 종전선언 외칠때…"北 핵폭탄 年 20개 가능"

중앙일보

입력 2021.11.05 12:43

업데이트 2021.11.05 13:49

북한이 기존 예측보다 더 많은 핵무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미 스탠퍼드대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한다는 정황이 최근 잇따라 제기되지만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순방 등 중요한 외교 계기에 북핵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촉구하는 대신 대북 평화 구상을 전파하는 데만 집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월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을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조선중앙TV.

지난 9월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을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조선중앙TV.

"北, 매년 20개 이상 핵무기 생산 능력"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C)연구진은 최근 북한이 매년 최대 20개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 역량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평산 우라늄 광산시설의 위성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연간 우라늄광 생산량은 약 3만t이지만, 우라늄 정련(milling) 시설을 1년에 300일까지 돌리며 최대로 가동할 경우 생산량을 36만t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이 같은 근거를 기반으로 연구진은 북한의 옐로케이크(우라늄 정광ㆍ우라늄 광석에서 불순물을 걸러낸 중간 생산물) 처리 능력이 연간 최대 340kg에 달하는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매년 핵무기 20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다만 연구진은 "북한은 현재 우라늄 생산 최대 역량의 10분의 1에서 20분의 1 정도만 활용하고 있다"며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지난 8월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지난 7월부터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한 징후가 드러난 것은 2018년 12월 이후 약 2년 6개월 만이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21일 북한의 핵 개발과 관련해 "상상 가능한 모든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C) 연구진의 북한 우라늄 생산 능력 관련 사진. 연구진은 2017~2020년 북한 평산 우라늄 광산시설의 위성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캡쳐.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C) 연구진의 북한 우라늄 생산 능력 관련 사진. 연구진은 2017~2020년 북한 평산 우라늄 광산시설의 위성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캡쳐.

유럽 돌며 '종전선언'ㆍ'교황 방북' 외친 文

이처럼 북한의 꾸준한 핵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에도 임기 말 문재인 정부의 신경은 온통 종전선언 추진에 가 있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부터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한ㆍ비세그라드(V4) 정상회의 등 7박 9일 동안의 유럽 순방 일정을 소화했다.

일정 전반에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대한 지지 확보, 교황 방북 추진, 남북 산림 협력 등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집중했다. 주요 양자 회담에서도 북한의 최근 도발 및 고도화하는 핵 능력에 대한 공개적 우려 표명이나 효과적인 대북 억지를 위한 협력 요청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가 최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향해 제안하는 대북 협력 방안은 모두 북한의 의중을 사전에 확인하지도 않은 일방적인 '러브콜' 성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순방에 앞서 화상으로 진행된 지난달 27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종전선언은 평화의 출발점"이라며 "변함없는 지지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이날 채택된 의장 성명에는 북핵 문제에 있어 외교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북한을 향해 CVID 원칙(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명시하고 대북 제재 이행도 강조하는 등 대북 대화에 주력하는 한국 정부와 달리 북한의 핵무력 위협에 대한 경각심도 무게 있게 담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한ㆍ비세그라드(V4) 그룹 공동 언론발표에 참가한 모습. 청와대.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한ㆍ비세그라드(V4) 그룹 공동 언론발표에 참가한 모습. 청와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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