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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으로 큰 ‘울산 벤처 1호’, UNIST에 30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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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울산 벤처 1호를 세워 연 매출 4100억원의 덕산그룹으로 키운 이준호 회장. [사진 덕산그룹]

울산 벤처 1호를 세워 연 매출 4100억원의 덕산그룹으로 키운 이준호 회장. [사진 덕산그룹]

울산의 강소기업 창업자가 지역 대학에 개교 이래 최대 금액을 기부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이준호 덕산그룹 회장 발전기금 기부 약정식’을 개최했다. 300억원을 기부한 이준호(75) 회장은 20여년 전 울산 벤처 1호(덕산하이메탈)를 설립해 현재 계열사 9곳, 연 매출 4100억원의 덕산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이 회장은 UNIST와 개인적 인연은 없다. 본인이나 자녀가 동문도 아니고, UNIST 관계자와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모교(부산대 경제학과)가 아닌 UNIST를 택한 건 “태어나고 자란 울산 지역의 성장을 위해서”다. 덕산그룹은 울산에 본사 등을 두고 생산·영업 활동을 한 향토기업이다. 규모가 커지면서 충남 천안(덕산네오룩스), 아산(덕산테코피아), 대전(덕산넵코어스), 미얀마(DS미얀마) 등지로 확장했다.

울산은 주력산업이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이다 보니 반도체 등 신산업에 도전하는 이에게는 창업 불모지다. 이 회장은 어떻게 하면 전통산업과 융합한 신산업이 울산에서 태동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올 초 우연히 이용훈 UNIST 총장과 식사를 하게 됐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장은 “UNIST에서 지금까지 110여개(11월 기준 126개사) 벤처기업이 나왔다. 학생 창업 붐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이 이 회장을 움직였다.

이 회장은 “기부한 돈은 내 돈이 아니기 때문에 UNIST에서 재량껏 사용하면 된다”면서도 “이 돈을 밑천으로 창업한 기업이 언젠가 지역에서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UNIST 연구원이 노벨상도 받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추가로 300억원을 출연해 600억원 규모의 매칭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UNIST는 과학기술 인재가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을 건립하고 건물에 기부자 이름을 붙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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