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이른바 ‘지휘소’ 역할을 할 장소로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2개 층을 사용할 계획이다. 대하빌딩은 김대중ㆍ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한 여의도의 대표적 ‘선거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5일 대선 후보가 확정된 직후 가계약 상태인 대하빌딩 9, 10층 사무실을 최종 계약할 예정이다. 당 대선 후보가 머물 사무실은 국민의힘 중앙당사인 남중빌딩 5층에 이미 마련됐다. 다만 국민의힘이 남중빌딩의 3개 층만 사용 중인 상태라 공간이 협소해 대선 실무 인력들은 대부분 대하빌딩에 둥지를 틀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의 경우 정당 또는 후보자는 선거사무소 1개소를 설치할 수 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대규모 대선 지원 인력을 수용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며 “5일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후보 측 캠프와 협의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 4층, 지상 12층 규모의 대하빌딩은 여의도의 대표적인 선거 명당으로 불리며 선거마다 주목을 받는 곳이다. 대표적으로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대하빌딩에 입주했다.
이외에도 대하빌딩을 거쳐 간 인사들은 수두룩하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땐 조순 전 서울시장 캠프가, 3년 뒤 제2회 지방선거 땐 고건 전 서울시장 캠프가 대하빌딩에 입주한 뒤 최종 당선됐다. 2007년 대선 땐 정동영 전 의원, 이해찬 전 총리, 김혁규 전 의원, 김두관 의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등 무려 5명의 대선 캠프가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측 외곽지원그룹도 이곳에 머물렀다. 최근 대선 경선 과정에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가 대하빌딩을 사용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양강’으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도 대하빌딩과 각각 인연이 있다. 윤 전 총장은 현재 광화문 이마빌딩에 위치한 캠프의 여의도 이전을 염두에 두고 수개월 전 대하빌딩 특정 층을 직접 답사했다고 한다. 대하빌딩은 2017년 대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의 캠프 사무실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