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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텃밭'서 바이든 꿇었다…버지니아주지사 공화당 승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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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마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귀국하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고 있다.[A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마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귀국하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고 있다.[AP=연합뉴스]

내년 미국 국정 방향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가 공화당의 승리로 돌아갔다.

3일(현지시간) 새벽 12시30분 CNN은 전날 열린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의 개표가 95% 진행된 상황에서 51%의 표를 얻고 있는 공화당의 글렌 영킨 후보가 민주당의 테리 매콜리프 후보(48.3%)를 물리치고 당선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오후 7시 마감 후 투표함을 열자마자 영킨 후보는 매콜리프 후보를 약 10%포인트 차로 앞서갔다. 민주당 강세인 워싱턴 인근 교외 지역에서 민주당표가 나오면서 막판에 격차를 줄였지만, 최종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치러진 주요 선거다. 보통 취임 후 첫 선거는 여당에 불리한 면이 있었지만, 민주당은 이번 선거의 패배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동안 버지니아는 민주당의 텃밭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10명의 버지니아 주지사 중 7명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는 버지니아의 각종 선거에서 대부분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지난 대선 때도 버지니아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바이든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의 표를 몰아주며 승리를 안겼다.

매콜리프 후보 역시 선거운동 초기에는 두 자릿수 이상 격차로 앞서갔다. 그러나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의 혼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이곳 판세도 달라졌다.

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선 글렌 영킨 후보가 민주당 테리 매콜리프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로이터=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선 글렌 영킨 후보가 민주당 테리 매콜리프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마치고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3일은 지난 대선이 치러진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다.

따라서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가 그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그런 분석에 선을 그었다.

그는 COP26 일정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내가 잘하건 못하건, 내 어젠다가 통과하건 못 하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이기거나 지는데 실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렇다는 증거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자신이 추진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이겼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첨예하게 맞서는 여러 법안을 놓고 의회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CNN 개표방송에 나온 정치 평론가 글로리아 보거는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결과를 두고 "바이든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인프라 법안 등에 대해 속도 조절을 하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함께 열린 뉴욕시장 선거에선 경찰 간부 출신의 뉴욕 자치구 브루클린 구청장 에릭 애덤스(민주당)가 예상대로 승리했다고 AP통신 등이 예측했다.
애덤스는 1990∼1993년 시장이었던 데이비드 딘킨스에 이어 흑인으로서는 두 번째 뉴욕시장이 된다.

개표가 진행 중인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필 머피 주지사가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보스턴·애틀랜타·미니애폴리스 등 주요 지역의 시장 선거도 함께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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