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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백신 맞으면 생식능력 손상? 전문가들 답변은 이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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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습.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5~11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이 승인된 가운데, 아동 접종 시 심근염이나 생식능력 장애 등 부작용에 대한 부모들의 우려는 여전히 높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아동 접종 시 심근염 위험이 매우 드물게 있지만, 그보다 코로나19 감염 시 심장질환 위험이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또 생식능력 장애 가능성도 전혀 우려할만한 게 못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 정부는 어린이용 화이자 백신에 대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종 권고가 나오면 오는 8일부터 1500만 회분을 5~11세 어린이들에게 접종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심근염 우려는 지난 6월 모더나가 신청했던 12~16세 청소년용 백신 긴급사용 허가에 대한 결정이 내년 1월 이후로 미뤄지면서 더 커졌다. 모더나 백신의 허가 결정이 심사 과정에서 '10대 청소년들에게 심근염 같은 드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며 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걱정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인 화이자·모더나 백신 모두 심근염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험의 크기가 매우 작고 심근염에 걸려도 증상이 경미해 빨리 회복된다는 것이다.

어린이 심장염 전문가인 브라이언 페인골드 피츠버그대 메디컬센터(UPMC) 박사는 "위험만 떼어놓고 보면 겁먹을 수 있겠지만 (백신보다) 코로나19 자체가 심장을 항구적으로 훼손할 위험이 훨씬 크다"며 "통계적으로 그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제임스 데 레모스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 박사도 백신 접종으로 심근염에 걸리는 경우를 코로나19 환자와 비교해보면, 발생 빈도와 중증인 경우가 훨씬 적고 항구적인 손상을 일으키지도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더나 접종자는 심근염 위험이 일반인보다 37배 높고, 화이자 백신 접종자는 19배 높다는 연구가 나온 까닭에 걱정스러울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숫자 자체는 큰 의미가 없으며 수학적으로 볼 때 백신 접종의 이익이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신 접종으로 인해 생식능력이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사실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카이저가족재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5~11세 자녀를 둔 부모의 66%가 "백신을 접종할 경우 자녀의 향후 생식능력에 부정적 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이 불임과 관련이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틀렸다는 게 입증됐다"고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그러면서 "백신이 생식능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백신 임상시험에서는 생식능력이 연구되지 않았고, 임상시험 참가자나 이후 백신을 접종한 수백만 명 중에서 생식능력 상실을 보고한 사례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도 여성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하며 "주요 의료기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생식능력에 전혀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FDA 백신 자문위원인 폴 오핏 필라델피아아동병원 백신교육센터장은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침투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과 태반 표면에 있는 '신시틴-1'이라는 단백질이 비슷하다는 주장에서 이같은 우려가 나온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오핏 박사는 "이것은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먼저 두 단백질은 매우 다를 뿐 아니라 실제로 백신이 태반 세포에도 작용해 생식능력을 떨어뜨린다면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 출산율이 떨어져야 했는데 이 기간 출산율은 오히려 약간 상승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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