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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정의선 회장이 찍은 포티투닷, 모빌리티 게임체인저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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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 4월 현대자동차 상용선행디자인팀과 협력하여 포티투닷이 개발한 자율주행 배송 차량, ADV(Autonomous Delivery Van). [사진 포티투닷]

지난 4월 현대자동차 상용선행디자인팀과 협력하여 포티투닷이 개발한 자율주행 배송 차량, ADV(Autonomous Delivery Van). [사진 포티투닷]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찍은 모빌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이 1000억원대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무슨 일이야

포티투닷은 104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첫번째 기관투자) 유치를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포티투닷은 2019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세운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가 20억원 초기 투자했으며 기아도 같은 해 150억원(프리-A 라운드)을 투자했다. 누적 투자 유치금액은 1530억원이다.

이게 왜 중요해

시장에 본격적인 프로덕트(제품·서비스)를 선보이기 전인 스타트업에 104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 건 국내에선 이례적이다. 올 들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 업스테이지가 각각 300억원 316억원 시리즈A 투자를 받았을 때에도 밴처캐피탈(VC) 업계에선 규모가 크다는 반응이었다. 국내 대형 VC 한 관계자는 “과거엔 시리즈A라면 5억~10억원 수준이 일반적이었고, 최근 들어 투자 규모가 커졌다 해도 수백억원대가 보통”이라고 말했다.

왜 투자했을까

① 도시 내 이동 OS 전략: 포티투닷은 도심형 통합 솔루션 유모스(UMOS, Urban Mobility Operating System)를 만들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돌아가게 해주는 윈도우나 안드로이드처럼 도시 내 이동을 돕는 운영체제(OS)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유모스에 들어가는 건 자율주행 솔루션 ‘에이킷’(AKit)과 모빌리티 플랫폼 ‘탭!’(TAP!)이다. 게임을 만들거나 이커머스 사업을 할 때 클라우드 회사에서 결제부터 관리까지 모든 게 포함된 솔루션을 사서 쓰듯, 포티투닷이 도시 내 이동 관련 각종 솔루션을 기업들에 제공하겠다는 그림이다.

예컨대 완성차 업체가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싶을 때 에이킷을 구매하면 센서·지도·시스템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모빌리티 플랫폼을 만들겠다면 탭!을 사서 호출·배차·지도·차량 관제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B2B(기업 간 거래) 솔루션 사업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서비스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라면 포티투닷은 기술을 개발해 B2B로 성장하려는 전략”이라며 “차별화된 시도라 업계에선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서울 논현동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서울 논현동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② 현대차+송창현: 송창현 대표와 글로벌 자동차제조사 현대차·기아 그룹의 맞손도 포티투닷을 업계에서 주목하는 이유다. 송 대표는 HP·마이크로소프트·애플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을 두루 거친 스타 개발자다. 2008년 네이버에 합류한 뒤, 네이버 CTO 및 네이버랩스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며 차세대 미래기술 개발을 이끌었다. 현대차·기아는 포티투닷에 대규모 투자를 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송 대표를 TaaS본부장(사장)으로 내부에 영입하기도 했다. TaaS본부는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 수립에서 기획·개발·운영을 총괄한다. 업계에선 두 회사간 시너지 효과를 주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센서를 탑재한 포티투탓 자율주행 차량. [사진 포티투닷]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센서를 탑재한 포티투탓 자율주행 차량. [사진 포티투닷]

포티투닷은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을 기술 고도화, 핵심인재 확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개발 중인 자율주행 차량은 이르면 연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서울(상암) 자율주행자동차 한정운수면허 사업자’ 신청을 마쳤다. 송창현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며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을 더 빠르게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자율주행 기술과 서비스를 연결해 새로운 이동의 해답을 제시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 혁신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