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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측 “당심 20% 우위” vs 홍준표 “당원도 골든크로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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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호 05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가운데)과 김동철 전 의원 등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가운데)과 김동철 전 의원 등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원 투표 개시를 사흘 앞둔 29일 양강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공방 수위가 극에 달했다. 특히 본경선에서 비율이 50%로 높아진 당심이 누구에게 기울고 있느냐를 놓고 감정 섞인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윤 전 총장 측 주호영 의원이 열었다. 주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당심에서 20% 전후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홍 의원이 상승세인 여론조사도 민주당의 역선택이 10∼15% 반영된 수치일 뿐 진정한 민심은 윤 전 총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곧바로 반격했다. “책임 당원도 골든크로스를 이룬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다. 그는 이어 “당원들 여론이 급격히 돌아선 것은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 때문인데, 이전 조사를 가지고 당협위원장들에게 지지 선언을 강요하고 국회의원의 참여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2030세대 지지율이 약세인 점도 집중 공략했다. 페이스북 글에서 “민심은 398 후보가 아니라 홍준표”라고 주장하면서다. ‘398 후보’는 전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20·30·40대 지지율이 각각 3·9·8%를 기록한 걸 꼬집는 표현이다. 반면 홍 의원의 같은 연령대 지지율은 35·28·30%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러자 윤 전 총장 캠프의 이상일 공보실장이 “초등학생 달리기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거라고 기분 내키는 대로 내지르는 격”이라고 비난하는 등 양측은 여론이 누구 편인지를 놓고 온종일 반박과 재반박을 주고받았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놓고도 공방이 오갔다. 김 전 위원장이 이날 “내년 대선은 이재명 후보 대 윤석열 후보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윤 전 총장 지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홍 의원은 “또 한 분의 도사가 나왔다”며 “당원들은 김 전 위원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내 경선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29일 국민의힘 대선 토론에 참석한 윤석열·원희룡·홍준표·유승민 후보(왼쪽부터). [뉴스1]

29일 국민의힘 대선 토론에 참석한 윤석열·원희룡·홍준표·유승민 후보(왼쪽부터). [뉴스1]

세 대결도 계속됐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 전국 다문화단체장 73명이 지지 선언을 하자 홍 의원 캠프는 전국 재건축 정비 사업 조합연대의 지지 선언 소식을 언론에 알렸다. 이후에도 두 캠프는 “큰 스님 87인이 함께한다”(윤 전 총장 캠프)거나 “탈북민 3만 회원 지지”(홍 의원 캠프) 등을 발표하며 경쟁을 벌였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엔 국회 소통관을 찾아 호남 출신 중진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의원이 자신을 지지하는 자리에 함께 서기도 했다.

두 진영의 경쟁에 유승민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홍준표 후보 모두 정책이나 도덕성에서 피장파장이다. 본선에 올라가면 다 무난하게 질 것”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홍 의원이 자신의 탄소세 관련 질문에 “야비하고 역겹다”고 말한 데 대해 “질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아직 국민을 존중하고 두려워하는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후보 간 신경전은 이날 오후 열린 마지막 ‘맞수 토론’으로 이어졌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일대일 맞대결에서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의 모병제 공약을 집요하게 거론하며 설전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이 “모병제를 왜 주장하느냐”고 묻자 홍 의원이 “지금 군대는 복무 기간도 짧고 사실상 ‘나이롱 군대’라고 하지 않느냐. 군대에 진짜 지원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강군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한 게 발단이 됐다.

▶유승민=“저소득과 저학력층 집안자제들만 가게 될 텐데 강군을 만든다?”

▶홍준표=“유력 집안의 자제들도 다 군대 갈 수가 있습니다.”

▶유승민=“홍 의원님, 방위 갔다 오셨죠. 저는 병장 출신입니다. 홍 의원님 군대 체질이십니까.”

▶홍준표=“저는 군대 체질이 아닙디다. 가보니까.”

그러자 유 전 의원은 “군대 체질인 사람이 누가 있느냐. 그 괴로운 일을 가난한 집 자제들만 해야 하냐”고 따졌고, 홍 의원은 “그렇게 이분법적으로만 보지 말라”고 맞섰다. 이후에도 ‘공매도 폐지’ 여부 등을 놓고 공세가 계속되자 홍 의원은 “경제부총리를 하면 안 되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이 “제가 대통령이 되면 홍 의원을 법무부 장관으로 할까 싶은데 어떤가”라고 받아치자 홍 의원은 “시켜주면 좋죠”라며 웃었다.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의 맞수 토론에선 서로의 발언에 수차례 맞장구를 치는 장면이 연출됐다. 원 전 지사가 “호떡을 자를 수 있는 권한은 오빠에게 주고 여동생이 조각을 선택하게 하면 싸움이 최소화된다”며 ‘호떡론’을 꺼내자 윤 전 총장이 “철학적으로 타당한 말씀”이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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