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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박정환, 결승서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박정환(28)이냐, 신진서(21)냐. 올해 삼성화재배 결승은 한국과 한국의 대국이 됐다.

28일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에서 신진서 9단이 접전 끝 역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한국과 중국을 연결한 온라인 대국에서 신진서 9단은 중국의 양딩신 9단에게 277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신진서 9단

신진서 9단

결승전 상대는 전날 중국의 자오천위 8단을 누른 한국 랭킹 2위 박정환 9단. 누가 이기더라도 7년 만에 한국이 우승컵을 차지한다. 삼성화재배에서 한국 기사의 우승은 2014년 김지석 9단 이래 처음이다. 이후 지난해까지 6년을 내리 중국이 우승했다.

한국 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중국 랭킹 2위 양딩신 9단의 이날 준결승 대국은 간단하지 않았다. 흑을 쥔 신진서 9단은 초반에 우변 공방에서 수읽기를 착각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냉정하게 추격하며 반집까지 따라잡았다.

좀처럼 승부의 추가 흔들리지 않자 신진서 9단은 좌상귀 백진에 뛰어드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양딩신 9단도 철벽 방어를 펼쳤다. 인공지능(AI)조차 한쪽의 우세를 점치지 못하던 승부는 끝내기에서 갈렸다. 미세한 차이로 형세가 이어지던 중 상변 백 188수에서 실수를 한 양딩신 9단은 신진서 9단의 완벽한 끝내기에 승부를 뒤집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277수 만에 돌을 거뒀다.

이로써 신진서 9단은 올해 세계대회 15연승을 기록했고, 삼성화재배 결승에 2년 연속 진출하게 됐다. 신진서 9단은 지난해 결승에서 커제 9단에게 0-2로 우승을 내줬다.

대국 후 신진서 9단은 “이번 대회에서 오늘 끝내기가 가장 어려운 대국이었다. 초읽기도 처음 몰렸고 많이 흔들렸는데 그동안 60초 초읽기를 많이 연습해왔기 때문에 정리를 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결승전은 한국 선수끼리의 대국으로 한국 우승이 확정돼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난해 결승에서 힘없이 물러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욕심이 가는 대회인 만큼 준비를 잘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환 9단

박정환 9단

박정환 9단은 전날 결승행을 확정한 직후 “입단 초기부터 거의 매번 나왔던 대회인데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며 “힘들게 결승에 올라온 만큼 제가 가지고 있는 실력을 모두 쏟아부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결승전은 다음 달 1~3일 3번기로 열린다.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의 통산 전적은 25승 20패로 신진서 9단이 앞선다.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2월 LG배에서는 신진서 9단이 2-0으로 승리했다. 지금까지 메이저 세계대회의 우승기록은 박정환 9단이 4회로, 2회인 신진서 9단에 앞선다. 신진서 9단은 국내·국제 타이틀을 합해 현재 6관왕인 반면 박정환 9단은 무관이다.

삼성화재배에서 한국 우승은 물론 한·한(韓韓) 형제 대국도 오랜만이다. 한국 선수끼리 결승 대결은 2007년 이세돌 9단과 박영훈 9단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24세이던 이세돌 9단이 2-1로 우승했다.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한다.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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