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 달 전 텔레그램 접속한 유동규…경찰, 대화 상대 추적

중앙일보

입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JTBC캡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JTBC캡처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최근 사용한 휴대전화에 메신저 앱인 ‘텔레그램’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이 누구와 어떤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를 추적할 계획이다.

바꾼 휴대전화 속 비밀번호 걸린 텔레그램

경찰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는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15~16일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면서 새로 개통한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의 자택 압수 수색 당시 이 전화를 9층 창문 밖으로 던졌다. 당시 이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은 친분이 있는 극소수였다는 게 공사 관계자들의 얘기다.

유 전 본부장은 휴대전화로 통화와 문자메시지, 텔레그램을 주로 사용했다. 다른 메신저 프로그램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 마지막 접속 시점은 ‘한 달 이내’로 파악됐다.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압수 수색을 받은 시점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 텔레그램엔 비밀번호가 걸려있어서 경찰도 아직 대화 상대와 내용 등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전 창밖으로 투척한 휴대전화를 가져가는 남성의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 [사진 TV조선 캡처]

지난달 29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전 창밖으로 투척한 휴대전화를 가져가는 남성의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 [사진 TV조선 캡처]

텔레그램은 사용자끼리 주고받는 메시지를 암호화해 저장하는 보안성이 강한 메신저다. 서버가 해외에 있고 사용자의 정보를 제공해달라는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에도 회사 측이 응하지 않아 보안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한다.

텔레그램 대화 상대·내용 등에 관심 집중

경찰은 수사 당국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점에 유 전 본부장이 누구와 연락을 주고받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인물들과 대책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텔레그램은 계정을 탈퇴하거나 인위적으로 대화 내용을 지우지 않는 이상 휴대전화를 바꿔도 내용은 메신저에 남는다고 한다.

문제는 비밀번호 확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지난 25일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이 참관한 가운데 휴대전화 데이터 복구·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수감 중인 유 전 본부장을 접견해 비밀번호를 받은 뒤 다음 포렌식 때 경찰에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비밀번호는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음 포렌식을 할 때까지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 등 다른 데이터 복구·분석 작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과 다음 포렌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이나 유 전 본부장 측의 협조 여부 등은 수사와 관련된 부분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