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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우주를 향해 쏴라, 근데 누가?

중앙일보

입력 2021.10.27 14:00

팩플레터 159호, 2021.10.26

Today's Topic
우주를 향해 쏴라, 근데 누가?

팩플레터 159호

팩플레터 159호

지난 21일 누리호 발사 장면, 보셨나요? 한국이 드디어 ‘발사체(로켓) 기술자립’에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한국 과학자들의 땀과 눈물로 이룬 성과에 온 국민이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원천기술이 ‘산업화’에 성공하려면 과학자들의 눈물겨운 노고 말고도 필요한 게 더 있습니다.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나서는 기업(가)들, 이들에게 마중물이 되어줄 정책과 자본입니다. 외국산 자동차를 조립하던 한국이 1975년에 첫 고유모델 자동차(현대 포니)를 내놓고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그 삼박자 덕분이죠. 특히 기업가들의 역할이 큽니다. 현대차 이전에 먼저 도전한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팩플레터에선 우주산업에 도전하는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정원엽·김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들은 기술자립을 넘어, 시장을 키울 수 있을까요?

레터 다 읽으신 후엔 ‘내 마음을 우주로 이끈 그 사건(혹은 콘텐츠)’ 하나씩 공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5년 전에 ‘컨택트’(원제 Arrival)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SF영화를 추천드리고 싶어요(조디 포스터의 1997년 ‘콘택트’ 아님!). 지구에 온 외계 생명체와 소통하려 애쓴 언어학자 이야기인데요. 우주의 질서 속에 내가 있다면 지금 내 선택의 의미는 뭘까 싶은 생각에, 뭔가 좀 위로가 됐습니다. 여러분의 원픽은 뭘까요? 여러분이 참여해주셔야 금요일 언박싱레터가 풍성해지는 거 아시죠? :-) 오늘도 감사합니다.
From 박수련 팩플 팀장

🧾 목차
1. 누리호 그리고 우주 헥토콘
2. 국내 우주산업 싹은 텄나?
3. K우주 생태계 뜯어보니
4. 우주 스타트업의 이야기 넷
5. 우주, 진짜 새로운 기회 맞아?
6. 카르마 라인 넘으려면

1. 누리호 그리고 우주 헥토콘

“3, 2, 1…발사!” 10월 21일 오후 5시. ‘나로호 동생’ 누리호가 날았다. ‘모형 위성 분리’라는 마지막 관문은 넘지 못했지만, 100% 우리 기술로 만든 첫 로켓(발사체)이었다. 러시아가 1단 발사체를 만든 12년 전 나로호(2009년 첫 발사)와는 확실한 차이.

절반의 성공: 로켓 기술은 국력의 상징. 미사일 개발에 쓰일 수 있어 미국·러시아 등 우주 강대국들도 이 기술만큼은 우방에게도 전수하지 않는다. 누리호는 한국이 수십년간 선진국 어깨 너머로, 귀동냥 눈동냥으로 기술을 축적해 만든 첫 발사체다. 300개 한국 기업이 만든 부품 37만개가 들어갔다. 누리호의 2차 발사는 내년 5월. 성공 시 한국은 세계 7번째 자력 발사체 보유국이 된다.
발사체? 위성? 왜 중요해: 발사체 기술을 가졌다는 건 국산 소형 인공위성을 해외 시설 빌리지 않고도 쏠 수 있단 뜻. 우주 시장 개척의 출발점이다. 인공위성은 GPS, 날씨, 비행·선박 항로, 지구 반대편 실시간 중계 등 우리 삶을 지탱하는 기둥. 6G 차세대 통신, 자율주행, 도심 항공 등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이기도. 그러나 우주에 대한 관심은 나로호나 누리호 같은 빅 이벤트 때만 반짝하고 꺼졌다.
Old to New: 그 사이 전세계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국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에서 민간 중심의 ‘뉴 스페이스’로.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이달 초 몸값 100조원을 넘겼다. 틱톡(바이트댄스)에 이어, 두번째 헥토콘(기업가치 100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이 된 것. SF 영화에서나 보던 우주에서의 삶을 구체화한 건 국가 아닌 민간 기업이다. 특히 미국, 중국, 유럽, 일본 기업가들의 상상력에 불이 불었다. 버진 갤럭틱,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스페이스X는 올해 민간 우주 여행에 성공했고, 영화 〈승리호〉 같은 우주 쓰레기 수거업체부터 우주에서 광물 채취, 태양광 발전, 신소재 테스트 등을 하겠다는 혁신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 중.
우주 ETF도: 우주 전문 벤처캐피탈(VC) 스페이스캐피탈에 따르면, 2012년부터 최근 10년간 우주 기업 1654개가 2312억 달러(275조원)를 투자받았다. 국내에 ‘돈나무 언니’로 잘 알려진 미국의 스타 투자자 캐서린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는 올해 3월 우주 ETF ‘아크엑스(ARKX)’를 내놓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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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내 우주산업, 싹은 텄나?

한국은 나로호 이후 세계 11번째 스페이스 클럽(위성 발사 로켓 개발국)에 가입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달 탐사)에도 10번째 가입했다던데, 이쯤이면 장밋빛 미래? 선진국들의 ‘스타워즈’, 진짜 따라갈 수 있을까.

● 척박한 환경: 한국은 아직 정부가 마중물을 대는 올드 스페이스 프로젝트 위주다. 한미미사일협정(1979년)으로 발사체 개발이 어려웠고, 보안 문제로 투자자들의 관심과 이해도 부족한 편. ‘미래 산업’보단 ‘방위 산업’이란 인식이 강해 인공지능(AI), 메타버스에 비해 투자 선호도에서도 밀린다.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3조 8931억원(2019년 기준), 해외직구나 캠핑시장과 비슷하고 탈모 시장(4조원)보다 작다.

● 싹은 틔웠다: 2014년부터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누리호)이 추진되며 활기를 띄기 시작. 국내 우주기업 300여 곳 중 80여개가 2014년 이후 뛰어들었다(2020 우주산업 실태조사). 스타트업계에선 “5년 전부터 한국에 뉴 스페이스 바람이 불었고, 연구소나 정부 인력들도 창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 억만장자만? No: 스페이스X가 2015년 발사체 재사용(팰컨9)에 성공하며, 우주산업의 진입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 발사 비용이 2억 달러(2400억원)에서 6000만 달러(720억원)로 떨어졌고, 향후 600만달러(70억원)까지 떨어질 예정. 싼값에 위성 쏘고→위성 서비스와 데이터가 늘고→응용 서비스가 증가하는 선순환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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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K우주 생태계 뜯어보니

미국·중국·영국·프랑스 등 우주 강국은 국민적 관심-다양한 투자자-혁신적 스타트업-과감한 대기업(신사업)이란 우주 생태계가 단단하다. 국내는 어떨까.

① 정부 “민간 중심으로” 민간으로 축을 옮기는 중.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 공공 우주시설의 민간 개방 등의 방안이 담긴 우주개발진흥법을 입법예고했다. 과기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 권현준 국장은 “기업들이 위성, 발사체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항공우주연구원의 기술을 민간에 이전 중이고 내년부턴 대학과 협력해 인력을 적극 양성할 예정”이라고 했다.

10월 국감에선 전담 우주청 설립(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간 발사체 시험장 확보(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우주 R&D 예산 증설(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의견 등이 나왔다.

② 대기업 “이제 시작이야”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이 대표 주자. 한화그룹은 올해 3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김승연 회장 장남)이 이끄는 컨트롤 타워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작년부터 영국 통신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 인수(149억원), 위성인터넷 기업 ‘원웹’ 지분 투자(8.8%, 3450억원) 등 5000억원 투자. 한화 측은 “위성통신·인터넷은 자율주행차 등 각종 미래 산업의 기반”이라며 “2030년까지 수 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했다.

KAI는 우주 기업 중 유일하게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맏형 격이다. 민간 주도의 차세대 중형 위성 2호 발사를 총괄한다. 올해 2월 ‘뉴스페이스 TF’를 만들고 투자 중. LIG는 차세대 소형위성을 활용한 KPS(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를 구축해 GPS(미국의 위성항법시스템) 대체를 노린다.

③ 스타트업 “우리끼리라도” 국내 우주 벤처기업은 135개(2020년 기준). 자본과 기술력에서 진입장벽이 높아 풀이 좁은 편. 이중 20~30여개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허리’가 약하다. 올해 과기부 선정 ICT 미래 유니콘 기업(15개) 중 우주 기업은 1개(루미르)뿐. 우주 스타트업은 ‘스페이스 마피아’ 같은 민간 모임을 꾸려 네트워크를 만들고 ‘쨍하고 볕들 날’을 기다리는 중.

④ 투자자 “생각보다 괜찮은데?” 기술 전문 VC만 투자하던 우주 시장에 최근 큰손들이 등장하고 있다. 산업은행, 미래에셋, 삼성, LB인베스트먼트 등이 뛰어들며 투자 단위가 점차 커지는 중. 소형 로켓 개발사 이노스페이스(330억원·시리즈B), 초소형 로켓 개발사 페리지항공우주(100억원대·시리즈B), 위성 영상 분석업체 에스아이에이(100억원), 지상국 운영사 컨텍(125억), 소형 위성 관측 플랫폼 루미르(70억원) 등(괄호 안은 올해 투자유치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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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주 스타트업의 이야기 넷

더 작고 더 싸게, 그래서 더 린(lean)하게. 크고 비싸고 무거웠던 우주가 민간 산업이 되기 위한 조건이다. 뉴 스페이스를 개척 중인 ‘우주 루키’ 스타트업 4곳 루·컨·나·이(루미르, 컨텍,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이노스페이스) 대표들에게 한국 우주 산업의 가능성과 어려움을 물었다.

① 루미르 “더 싸게, 더 혁신적으로”
루미르는 올해 과기부 선정 ICT 미래 유니콘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우주 기업. 소형 SAR(전천후 관측 영상레이더) 위성 군집 시스템을 준비한다. 밤낮 없는 관측으로 작은 변화까지 캐치하는 게 특징. 지반 변화를 추적해 지진을 예측하는 식이다. 누적 105억원 투자유치.
● 남명용 대표는 “미국은 올드 스페이스를 이미 벗어났고, 유럽과 일본은 뉴 스페이스로 넘어가는 시기”라며 “국내는 3~5년 전부터 전환이 시작돼, 작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 그는 “뉴 스페이스는 3000억원짜리 1t 위성을, 1/10 가격으로 만들어 1개 아닌 30개씩 쏘자는 것”이라며 “10개가 망가져도 20개가 살아 남으면 데이터와 사용자가 늘고, 각종 서비스도 등장할 수 있다”고 했다.

② 컨텍 “글로벌로 가야죠”
컨텍은 위성이 지상국(기지국) 상공을 지나는 10분간 데이터를 주고받고 수수료를 받는 위성 정보 플랫폼. 2019년 제주도에 첫 지상국을 설치하고 전 세계 위성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18개 글로벌 기업이 고객. 내년까지 알래스카와 칠레 등에 9개 지상국을 더 세워 세계 3번째 규모의 지상국 네트워크를 갖출 예정. 누적 137억원 투자유치.
● 이성희 대표는 “앞으로 초소형 위성이 급증할 거라, 위성의 데이터와 지상의 데이터를 연결해주는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성 발사 가격이 몇년 새 1/3 수준으로 낮아졌고, 이는 더 내려갈 전망”이라며 “지금 시장을 선점해 고객을 만들고 우주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고 했다. 우주 응용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테니, 정부 용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적기라는 얘기.

③ 나라스페이스 “우릴 믿어줄 그분은 어디에”
2015년 설립된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저궤도용 초소형 인공위성을 제작한다. 부산시와 해양 정보 수집용 나노위성도 개발 중. 2018년 35억원을 투자받았다.
● 박재필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은 해외 기업과는 출발점이 다르다”며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선진국은 민간 스타트업에 발사 기회를 제공해주고, 정부가 첫 구매자가 되어 레퍼런스를 만들어 준다”고 했다. 그는 “산업 특성상 첫 관문을 통과하기가 어려운데, 시장 개척은 기업 몫이라도 정부 차원의 진흥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박 대표는 이런 어려움 극복을 위해 2018년 스페이스 마피아라는 우주 스타트업 모임을 만들었다. “투자유치 노하우를 공유하고 TV 광고 등을 통해 우주 산업을 대중에 알리는 등 스타트업끼리 서로 돕고 있다”고. 작년엔 맥주 스타트업과 우주 상공에 맥주를 띄우는 마케팅을 펼쳤다.

2017년 현대차그룹 광고에서 전국을 누비며 위성 신호를 추적하던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박재필 대표(가운데).

2017년 현대차그룹 광고에서 전국을 누비며 위성 신호를 추적하던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박재필 대표(가운데).

④ 이노스페이스 “신흥 우주강국 쏟아지는데…”
2017년 설립된 이노스페이스는 소형 로켓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제작비가 비싼 액체 로켓과 추력 조절이 힘든 고체 로켓의 단점을 개선한 하이브리드 로켓을 개발 중이다. 50kg급 나노위성 발사 서비스를 20억원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 누적 350억원 투자유치.
● 김수종 대표는 “호주(길모어스페이스), 스페인(PLD스페이스), 뉴질랜드(로켓랩) 등에서도 상업화에 근접한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신흥 우주 강국의 등장으로, 소형 위성·발사체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 그는 “국내에선 3~4년 전만 해도 우주는 ‘돈 버는 사업’이 아닌 ‘국가 사업’이란 인식이 있었는데 최근 많이 변했다”면서도 “여전히 국내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부품·기술·시설 풀은 해외에 비해 부족하고, 정부나 기관 담당자도 자주 바뀌어 사업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많은 노력을 들이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5. 우주, 진짜 새로운 기회 맞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우주는 벤처 정신과 애정 없이 도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집합 산업이라 산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시장 선점시 독점 효과도 크다.

● 움직이는 빅테크: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의 성장을 보며, 구글은 우주 광물자원(플래니터리 리소시스)과 데이터(스페이스X)에, 페이스북은 외계생명체를 찾는 세티(SETI)에 투자했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위성통신 벤처(키메타)에 투자 중. 블루 오리진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CEO에서 물러나며 “매년 10억 달러씩 주식을 팔아 우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 어떤 기회가?: 최근엔 저궤도 위성(500~2000km 상공, 100~200kg)이 뜨겁다. 스페이스X, 아마존, 구글, 화웨이, 원웹 등 우주 좀 한다는 기업들이 노리는 시장.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서비스로 6G 통신을 선점하고 자율주행 등에 필수적인 우주인터넷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장만 2040년 670조원대 규모.

● 상상은 현실이 된다: ‘억만장자의 취미 사업’은 옛말. 위성 정보 분석업체 맥사테크놀로지(MAXR)는 연간 2조원대 매출을 기록 중이고, 지난달 3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레드와이어(RDW)는 3D 프린팅, 태양광 패널, 우주선 부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몸값 상승 중. 달 표면 먼지로 콘크리트를 만들겠다는 아이콘(미국), 우주 정거장에서 배양육 만드는 알레프팜스(이스라엘) 등 우주 쓰레기, 우주 공장, 우주 엘리베이터, 항성 간 통신 등 분야도 다양하다. 프랑스 기반 우주 VC 스타버스트코리아 김상돈 대표는 “한국처럼 제조기술이 좋고 응용력이 뛰어난 국가는 데이터 재가공 등 응용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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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카르마 라인 넘으려면

2021년은 우주여행 원년. 지난 7월 제프 베이조스는 뉴 셰퍼드 호를 타고 카르마 라인(지상 100km, 지구와 우주 분리선)을 너머 10분간 우주에 체류했다. 한국이 이 카르마 라인을 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① 자본: 지난해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은 7억 달러 수준, 미국(476억 달러)과 중국(88억 달러)은 물론 일본(33억 달러), 러시아(37억 달러)에도 한참 못 미친다. 해외에선 올해 3분기까지 민간 자금 151억 달러(17조 9418억원)가 우주산업으로 갔다. 이중 77%가 미국(47%), 중국(30%) 기업. 국내 스타트업들은 “1000억원대 우주펀드만 있어도 소원이 없겠다”고. 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는 “국내 우주 역량은 세계 7위권으로 R&D 비중은 높지만 호주, 캐나다, 영국 등 비슷한 국가에 비해 글로벌 점유율(0.4%)이 너무 낮다”며 “우주펀드 등을 통한 서비스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② 인력: 56개 대학 119개 학과가 우주 인력을 양성하고 있지만, 산업계로 오는 인력은 극소수(2019년 총 산업인원 9400명). 현장에선 전자·컴퓨터 공학도를 2~3년 키워 실무에 투입하고 있지만, 척박한 이곳을 언제 떠날지 불안해한다. 한 우주 스타트업 대표는 “과기부가 로켓엔진학과, 시스템운영학과 등이 있는 우주 특화 대학을 만들어 필요 인력을 양성했으면 좋겠다”고도 제안.

③ 전담 기구: 정부의 우주산업계획은 5~10년 단위이나, 담당 국장급 인사는 평균 1년 3개월, 사무관은 2년 3개월이면 바뀐다(홍익표 의원실). 과기부 권현준 국장은 “해외처럼 우주 전담 공무원 기구가 필요하다”고 인정. 정부 사업이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도 문제다. 익명을 원한 우주산업 관계자는 “정부 사업에선 ‘안전성’을 강조해, 파괴적 혁신보다는 오류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데 골몰하게 된다”고 했다.

팩플서베이

누리호, 인터스텔라, 코스모스, 일론 머스크…. 여러분의 우주에 대한 꿈을 다시 생각나게 해준 사건은 무엇이었나요? (소요시간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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