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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우연…박정희 그날처럼, 노태우도 10·26에 떠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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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1월 16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노태우 장군에게 소장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노 장군은 진급과 함께 경호실 작전차장보에 임명됐다. 맨 왼쪽은 당시 전두환 전임 작전차장보. [사진 김종필 전 총리 비서실]

1978년 1월 16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노태우 장군에게 소장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노 장군은 진급과 함께 경호실 작전차장보에 임명됐다. 맨 왼쪽은 당시 전두환 전임 작전차장보. [사진 김종필 전 총리 비서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별세했다.

2002년 암 수술과 희소병인 소뇌위축증과 천식 등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삶을 마감했다.

이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9년 10·26 사건으로 서거한 날이기도 하다. 두 전직 대통령이 한 날 유명을 달리했다는 점은 흔치 않은 우연이다.

노 전 대통령 회고록에 따르면 1955년 육군사관학교(11기)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한 노 전 대통령은 이듬해 제5사단 소대장으로 부임한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5사단장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박 사단장에 대해 체구는 작았지만, 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박 사단장은 노 소위를 각별하게 챙겼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78년 노 전 대통령은 육군 소장으로 진급한 뒤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발탁됐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1979년 10·26 사건으로 사망하자 육군 9사단장이던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12월 12일 육사 11기 동기생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하나회’ 세력의 핵심으로서 군사쿠데타를 주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직선제에 따른 첫 민선 대통령이지만 박 전 대통령부터 이어온 군부정권의 연장선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주요 연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노태우 전 대통령 주요 연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편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42주기 기일을 맞은 박 전 대통령 묘역을 합동으로 참배했다. 참배에는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단을 비롯해 대선후보 경선 중인 원희룡·유승민·홍준표 후보(가나다순)가 전원 참석했고, 윤석열 후보는 별도 일정으로 이날 오후 참배했다. ‘박정희 대통령 42주기 추모제’도 이날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생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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