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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짜리 도시락 2000개 팔려"…MZ 덕에 웃는 특급호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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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롯데호텔 서울의 시그니처 제품인 '모모야마 도시락(10만4000원)'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이미 2000개 넘게 팔렸다. [사진 호텔롯데]

롯데호텔 서울의 시그니처 제품인 '모모야마 도시락(10만4000원)'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이미 2000개 넘게 팔렸다. [사진 호텔롯데]

#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선 지난달 말까지 일식 시그니처 도시락인 ‘모모야마 도시락’이 2000개 넘게 팔았다. 지난 한 해 동안 판매된 1500개를 이미 뛰어넘었다. 도시락의 개당 판매가격은 7만8000원~10만4000원. 도시락은 주문하면 식당에 들르지 않아도 호텔 주차장에서 받을 수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25일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막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덕분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특급호텔에서 소비를 즐기는 MZ세대. [사진 포시즌즈 호텔 서울]

특급호텔에서 소비를 즐기는 MZ세대. [사진 포시즌즈 호텔 서울]

코로나19 시대에 식비나 인테리어 등에 돈을 아끼지 않고 마음껏 쓰겠다는 이른바 ‘스펜데믹(spend+pandemic) 현상에 호텔들이 조심스레 웃고 있다. MZ세대가 즐겨 찾는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 주니어 스위트 객실은 하룻밤에 40만원을 호가하지만 주말마다 방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완판’되고 있다. 롯데호텔 측은 “결혼식 등 각종 기념일을 기억에 남게 보내고 싶어하는 MZ세대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펜데믹의 주력은 역시 MZ세대다. ‘편의점 먹거리로 끼니를 때우더라도 쓸 때는 제대로 쓰는’ 소비패턴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이들은 호텔을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닌 ‘파티’ 등 즐기는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특급호텔은 이미 MZ세대를 주요 소비층으로 꼽고 있다. 서울 광화문의 특급호텔인 포시즌즈 호텔 서울의 경우 객실과 레스토랑 전체 이용객의 절반 정도가 이미 MZ세대로 채워지고 있다.코로나19 전에는 객실은 10~20%, 레스토랑은 20~30%만 MZ세대가 소비자였다고 한다. 포시즌즈 호텔 외에도 압구정동의 ‘안다즈 서울 강남’ 이나 클래식한 럭셔리 호텔로 꼽히는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파크 하얏트 서울 등에도 MZ 세대 고객 비중이 최근 30% 정도 늘었다.

특급호텔도 "MZ사랑 예외 없다" 

최근엔 비교적 권위적인 이미지의 호텔들 역시 MZ세대에게 문호를 활짝 열고 있다. 신라호텔과 신라스테이는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리추얼 라이프(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규칙적인 습관)를 겨냥해 호텔 퍼스널 트레이너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어번 웰니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최근 골프 열풍과 묶은 ‘플레이 위드PXG’도 인기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신라스테이 역시 ‘온 유어 스테이, 온 유어 라이프’ 패키지를 통해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의 상품권, 홈 트레이닝이 가능한 삼성 홈 피트니스 이용권 등을 혜택으로 내세웠다.

특급호텔에서 소비를 즐기는 MZ세대. [사진 호텔롯데]

특급호텔에서 소비를 즐기는 MZ세대. [사진 호텔롯데]

MZ세대 소비가 늘고는 있지만, 아직 호텔업계의 본격적인 실적 회복을 말하기에는 이르다. 호텔롯데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976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 증가했고, 영업손실도 1729억원으로 전년(1692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미래 소비세대랄 수 있는 MZ를 중심으로 호텔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갑지만 코로나 이전만큼의 실적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위드코로나가 시행되고 MICE(기업회의ㆍ인센티브 관광ㆍ국제회의ㆍ전시) 수요가 살아나야 실적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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