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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계약 날렸다, 119 신고도 중단…KT 먹통에 분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 QR체크인 기기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 뉴스1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 QR체크인 기기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 뉴스1

KT 통신망 장애로 25일 오전 일부 지자체 업무가 일시 중단되는 등 전국에선 혼란이 잇따랐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던 대학시험이 중단되거나, 업체가 중요한 계약에 입찰하지 못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충북소방 119종합상황실 "일부 전화 20분 먹통"  

이날 충북 청주시에 따르면 KT 회선을 쓰는 시 외부 인터넷망이 오전 11시20분부터 1시간가량 접속되지 않았다. 청주시 관계자는 “행안부에 연결되는 결재 시스템 등 내부망은 문제가 없었으나 KT 회선을 사용하는 인터넷은 작동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도 KT 통신망에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했다가 복구됐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KT기지국 회선을 사용하는 일반전화나 휴대전화 119 신고가 11시28분부터 20분 정도 연결되지 않았다”며 “다른 통신 회선으로 신고 접수를 받아 상황 유지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3000만원 계약 오늘이 마감일인데…"

경기에서 학교 등에 식자재 공급을 하는 윤모(36)씨는 이날 갑작스러운 전산망 오류로 3000만원 상당의 계약 건을 놓쳤다. 이날까지인 입찰 기한을 놓치면서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는 급식용 식자재를 공급하는 계약 입찰을 지난 20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진행했다.

윤씨는 이날 입찰을 할 계획이었지만 전산망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서,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예상치도 못한 전산 문제로 입찰에 실패했는데 이 손실 보상을 어디에 따져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KT 인터넷 장애 시간대별 상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KT 인터넷 장애 시간대별 상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비대면 온라인 교육 수업을 진행 중인 일부 학교도 차질을 빚은 가운데, 아예 온라인 시험이 중단되기도 했다. 경기 한 대학교에서 문화콘텐트 관련 학과를 수업하고 있는 정모(42) 교수는 25일 오전 11시부터 온라인으로 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르던 중이었다.

시험이 한창 이뤄지던 오전 11시20분쯤부터 전산에 조금씩 문제가 생기는 것 같더니 상당수 학생들의 접속이 끊어졌고 문제를 호소하는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 교수는 시험을 중단하고 사태 수습을 하느라 진땀을 뺐다.

계좌 이체도 어려워 외상 구매하기도  

전국 곳곳 식당과 영업장에서도 결제 먹통 소동이 빚어졌다. 서울 서대문구 한 초밥집 사장 박모(39)씨는 "30분 넘게 결제가 되지 않아 식당과 손님 모두 황당한 상황이었다"면서 "뒤늦게 결제되면서 죄송한 마음에 음식값을 일부 할인해드렸다"고 말했다.

카드결제 등이 먹통이 돼 이날 낮 전남 구례군 마산면 한 카페를 찾은 손님이 현금으로 계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드결제 등이 먹통이 돼 이날 낮 전남 구례군 마산면 한 카페를 찾은 손님이 현금으로 계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한 식자재마트에서 김모씨(45)는 견과류 등을 구매하면서 카드 결제를 하던 중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계좌이체를 하는 불편을 겪었다. 그나마 김씨는 계좌이체가 가능했지만, 스마트폰마저 먹통이 되면 물건을 구매하지 않거나 외상으로 거래했다. 예기치 않게 현금으로 물건을 산 사람들은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못한다는 말에 볼멘소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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