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안전이 생명이다⑦
#. 7일 오후 10시 15분께 부산 기장군 기장읍의 한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30대 남성이 몰던 오토바이가 좌회전을 위해 정지 중이던 차량을 추돌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다.
#. 지난달 28일 새벽 제주시 한림읍에선 오토바이가 중앙분리대와 조경수를 잇달아 들이받아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20대 한명이 숨지고 다른 한명은 중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결과, 두 명 모두 헬멧을 쓰지 않았다.
#. 지난달 3일 오전 5시께 서울 서초구의 한 교차로에서 오토바이가 택시와 정면충돌해 오토바이에 탔던 30대 한명이 숨지고 다른 한명은 크게 다쳤다. 경찰은 오토바이가 중앙선을 넘어 달리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토바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와 사망자 수는 해마다 줄고 있지만, 오토바이만은 역주행하는 모양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연평균 8%씩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전년도보다 오히려 5.4% 늘었고 사고 건수도 1.7% 증가했다. 매일 58건의 오토바이 사고가 발생해 76명이 죽거나 다친 셈이다.
특히 교통사고 사망자 중 오토바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최근 계속 늘어 지난해에는 17%나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배달 서비스 확산 등의 영향으로 배달 오토바이가 급증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고 원인은 다양하지만, 상당수가 오토바이의 상습적인 법규위반 탓이라는 지적이다. 도로가 넓고 차량이 많은 간선도로 보다는 주거·상업지역 내 소규모 도로인 이면도로에서 그 실태는 더 심각하다.
공단이 지난달 8일과 9일 오전과 오후 등 모두 3시간 동안 서울 시내 이면도로 16개 교차로에서 오토바이의 교통법규 준수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지점을 통과한 7253대 중 52.8%인 3833대가 법규를 위반했다. 총 위반 건수는 4457건으로 1대당 평균 1.2건꼴이었다.
앞서 6월 간선도로에서 실시한 조사에선 위반율이 46.5%였다. 공단 서울본부 안전관리처의 송승진 연구원은 "이면도로가 간선도로에 비해 통과 교통량이 적고, 교차로 통과 폭이 짧아 위반이 더 쉽게 발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법규 위반을 항목별로 보면 신호위반이 2173건(48.8%)으로 가장 많았고, 정지선 위반(1249건, 28.0%)·인도침범(498건,11.2%)·중앙선 침범 (257건, 5.8%) 등의 순이었다. 역주행과 불법유턴도 각각 3.1%씩이었다.
참고로 지난 5년간 발생한 오토바이 교통사고 중 치사율은 차량단독 사고가 1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체 오토바이 사고 치사율(2.8%)의 4.1배나 된다. 치사율은 사고 100건당 사망자 비율이다.
공단은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교통안전공익제보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활용한 공익제보단의 제보 건수는 15만건이 넘는다.
권용복 공단 이사장은 "오토바이 사고 감소를 위해선 나부터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등 안전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배달 오토바이의 경우 운전자 안전을 위협하는 과도한 배송시간 제한시스템 개선 등이 병행된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ㆍ중앙일보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