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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 찾은 심상정 “노무현 꿈 내가 이을 것”…與 지지층 공략

중앙일보

입력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왼쪽)가 지난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왼쪽)가 지난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연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향한 본격 구애에 나섰다.

심 후보는 24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심 후보는 “(노 전) 대통령께서 부동산 기득권의 엄청난 저항을 뚫고 만드셨던 종부세법과 신념을 갖고 추진했던 검찰개혁이 완성됐더라면 대장동(의혹)과 고발사주(의혹)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원칙을 잃고 좌충우돌해도 정의당은 노무현 정신을 실천하려고 애써왔다고 자부한다”며 “떳떳한 후보 심상정이 노무현 대통령의 꿈인 ‘사람 사는 세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참배 후 찾아온 심 후보에게 권양숙 여사는 “심 후보와 정의당의 역할이 반드시 있다. 열심히 하시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재명과 차별화’ 시작한 심상정

지난 12일 정의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심 후보는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지난 20일 열린 경기도 국정감사에 국회 국토교통위원으로 참석해 “설계자가 죄인”이라며 이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 후보가 반대하는 ‘대장동 특검’에 대해서도 지난 22일 YTN라디오에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특검을 수용해서 다 털고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심 후보가 봉하행까지 나선 것에 대해 정의당의 한 인사는 “진보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를 전폭적으로 밀지 못하고 있다. 그 틈새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내홍 등을 이유로 고전이 예상되던 심 후보의 초반 기세는 의외로 만만찮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업체의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심 후보의 지지율은 6%(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등 4자구도)에 달했다. 정의당의 지지율은 2%대까지 추락해 있지만 심 후보의 지지율은 19대 대선 득표율(6.17%)에 근접한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중 6%가 심 후보를 지지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서울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도 “최근 이 후보가 미덥지 않다고 여기는 당원들 중엔 ‘차라리 심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도 생겨났다”고 전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가 다소 약세를 보이는 서울 ㆍ2030ㆍ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정의당의 한 당직자는 “실패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등을 더 부각하면서 진보 유권자들을 더 끈끈하게 규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의 이런 움직임에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당분간은 이 후보의 ‘대체재’격으로 심 후보의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면서도 “다만 진보 색채가 강한 이 후보와 지지층이 겹쳐 상승세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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