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SLBM은 ‘세컨드 스트라이크’ 전력…남해서 쏘면 속수무책”

중앙일보

입력 2021.10.24 12:35

업데이트 2021.10.24 12:45

북한이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핵 보복 수단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력화를 서두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이언 윌리엄스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미국의소리(VOA) 인터뷰(23일 보도)에서 북한의 SLBM 전력에 대해 “세컨드 스트라이크(second strikeㆍ핵 공격을 받으면 남은 핵으로 상대에 즉각 보복하는 능력)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지난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한 사실을 이튿날인 20일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한 사실을 이튿날인 20일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이는 북한이 미국의 선제공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윌리엄스 부국장은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에 파괴하자는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전략을 갖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이 이런 전략을 실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짚었다.

‘발사의 왼편’ 전략은 발사준비→발사→상승→하강으로 이뤄진 미사일 비행 4단계에서 ‘발사’의 왼쪽에 있는 ‘발사준비’ 단계에서 미사일 기지나 이동식 발사대(TEL)를 무력화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군이 추진하는 선제타격 체제인 킬 체인(Kill Chainㆍ전략목표 타격) 개념과 비슷하다.

앞서 북한은 지난 19일 신포 앞바다에서 ‘8ㆍ24영웅함’으로 이름 지은 잠수함에서 동해상으로 SLBM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이런 북한의 SLBM 증강에 대해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핵무기 등 공격 수단이 적의 첫 공습에 모두 노출되는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세컨드 스트라이크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잠수함은 낡고 소음이 심하지만, 1~2대를 억지용으로 배치하거나 침몰당하기 전 미사일 몇 발을 먼저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SRBM - 신형 SLBM 주요 특징.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북한 SRBM - 신형 SLBM 주요 특징.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보복 능력을 갖추는 데 현재로썬 기술적인 한계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양욱 한남대 경영ㆍ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통상 선제타격 때에는 군사시설 등 제한된 범위에 대해 전술핵을 쓰고, 이에 대한 핵 보복 때는 도심과 같은 광범위한 인구 밀집 지역에 투하하는 전략핵을 쓴다”며 “현 수준의 북한 SLBM 기술로는 전략핵 능력을 갖추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번에 시험발사한 ‘미니 SLBM’은 변칙 비행이 특징인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양 교수는 “KN-23은 비전략핵 무기이지만, 잠수함이 은밀히 남하해 동·남해에서 해ㆍ공군기지를 쏘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한국의 방어 역량과 관련해선 “한국 미사일 방어망은 모두 북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이라며 “잠수함은 어느 방향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남쪽의 제주도 방향으로부터 공격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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