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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검역신고만 하면 통과…유럽 자유여행 기지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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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자 해외여행이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혼란스럽다. 나라마다 입국 조건이 제각각이어서다. 한국인은 백신 접종을 안 했어도 조건 없이 받아주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복잡한 서류를 준비하고 코에 면봉을 찔러 넣는 PCR 검사를 수차례 해야 하는 나라도 있다. 국경은 열었지만 비행편이 없어 갈 수 없는 나라도 많다. 당장 갈 수 있는 나라는 어디이고, 입국 조건은 어떻게 다를까? 위드 코로나 시대 해외여행 판세를 지역별로 분석했다.

대한항공 내달 하와이 재취항

지금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금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정부가 7월부터 백신 접종자에게 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 혜택을 주면서 해외여행 물꼬가 트였다. 2020년 4월 최저치(3만1425명)를 찍었던 출국자 수도 지난 8월 13만7712명으로 소폭 늘었다. 그래도 2019년 8월의 5% 수준이다.

지금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금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5%로 쪼그라든 코로나 시대의 해외여행, 그래도 독보적인 인기 여행지는 있다.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1호 지역인 사이판이다. 7월 말부터 12월 31일까지 약 8000명이 사이판 여행을 예약했다. 연말까지 항공과 숙소가 모두 마감된 ‘완판’ 상태다. 이제 여행객의 시선은 이웃 섬 ‘괌’으로 향하고 있다. 하나투어 조일상 홍보팀장은 “괌은 사이판과 달리 자가 격리 기간이 없는 데다 항공, 숙소 형편이 좋다”며 "연말까지 1200명이 예약했다”고 말했다.

지금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금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30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해외 허니문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몰디브가 단연 인기다. 몰디브관광청이 여행사 팜투어와 프로모션을 벌였는데, 400쌍이 예약했다. 전통의 허니문 여행지 하와이도 있다. 한국의 7개 의료기관으로부터 코로나 음성 확인서만 받으면 자가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다. 11월 대한항공이 19개월 만에 하와이에 재취항한다.

패키지여행 부활한 유럽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인천공항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인천공항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연합뉴스]

섬 휴양지가 커플 여행지로 떴다면 패키지여행은 유럽부터 살아나는 분위기다. 프랑스·터키 같은 나라는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코로나 음성만 확인되면 한국인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스페인은 음성 확인서도 필요 없다. 스페인 도착 48시간 전, 스페인 보건부 사이트에 접속해 특별검역신고서만 작성하면 된다.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럽 국가들이 발 빠르게 위드 코로나 정책을 취하면서 관광 분야도 정상화에 나섰다. 스페인의 경우, 7월 외국인 입국자 수가 439만 명을 기록해 코로나 이전의 절반 수준을 회복했다. 롯데관광·참좋은여행·혜초여행사 등은 이미 여러 단체를 스페인·스위스·터키 등지로 내보냈다.

개별 자유 여행도 살아나는 조짐이 보인다. 여행사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이달 1~18일 유럽행 항공권 판매량은 9월 같은 기간보다 118%나 늘었다. 젊은 층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다. 도시별로 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407%), 프랑스 파리(337%), 영국 런던(235%) 순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인터파크투어 박정현 항공사업부장은 “유럽 항공권 구매자의 84%가 10월부터 내년 1월 이내에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방한여행도 회복 신호탄

지난 9월 스위스 체르마트를 방문한 한국 단체 여행객. [사진 롯데관광]

지난 9월 스위스 체르마트를 방문한 한국 단체 여행객. [사진 롯데관광]

정작 가까운 아시아 국가는 여전히 여행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과 중국은 아직 외국인 입국을 막고 있고, 대만·베트남·필리핀 같은 인기 동남아 국가도 언제 개방할지 알 수 없다.

그나마 태국이 푸껫, 꼬사무이 등 섬 지역을 부분 개방했다. 여행 조건은 까다롭다. 백신 접종만 마쳤다고 다가 아니다. 태국 정부의 지정 숙소를 예약하고, 미리 PCR 검사비를 결제하고, 치료비 1억원 이상 보장되는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뒤, 주한태국대사관에서 여행허가서를 받아야 한다.

사이판 리조트에서 한국 복귀 전 PCR 검사를 받는 여행객의 모습.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사이판 리조트에서 한국 복귀 전 PCR 검사를 받는 여행객의 모습. [사진 마리아나관광청]

태국 정부는 11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코로나 저위험 국가에 국경을 연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다렸다는 듯이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이 치앙마이 전세기 취항 소식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달 14일 발리·빈탄·바탐 섬을 태국 푸껫처럼 개방했으나 한국에서 갈 수 있는 비행편이 없는 상황이다.

11월 15일 트래블버블이 시행되는 싱가포르에 기대가 큰 건 그래서다. 싱가포르와의 협정으로 완전히 막혀 있던 외국인 방한 여행도 비로소 재개된다. 트래블버블 세부 운영방침이 안 나왔는데도, 한국행 단체여행 문의가 되살아났고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서울 호텔 검색량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 입국시 자가격리 면제 조건

● 입국일 기준 백신 접종 14일 경과
● 외국 출발 72시간 이내에 받은 PCR 검사 음성 확인서
● 입국 후 1일차, 6~7일차 추가 진단 검사
● 인도·남아공 등 고위험 국가 여행자는 면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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