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가 직접 배역 설득…'김약국의 딸들' 최지희씨 별세

중앙일보

입력 2021.10.17 15:30

업데이트 2021.10.17 15:44

영화배우 최지희씨. 연합뉴스

영화배우 최지희씨. 연합뉴스

영화 ‘김약국의 딸들’에서 용란 역할을 맡는 등 1950~1960년대 영화계에서 톱스타 인기를 누린 최지희(본명 김경자)씨가 17일 정오께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딸 윤현주씨는 최씨가 “루프스병 등으로 투병하다 폐렴 증세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최씨는 일본 오사카에서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1946년 귀국 후 경남 하동에서 자랐다. 경남여중 졸업 후 생계를 위해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예명은 당시 신세를 진 영화제작자 최남용씨의 성을 따 지었다고 한다.

1956년 최남용씨가 제작한 영화 ‘인걸 홍길동’에 이어 이강천 감독의 1958년작 ‘아름다운 악녀’에서 매매춘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소매치기 소녀 은미로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최씨는 이 작품으로 스타 반열에 올랐고 고향에 있던 어머니와 동생을 서울로 불러 소녀 가장으로서 역할을 했다. 영화 ‘오부자’(1958), ‘애모’(1959), ‘자매의 화원’(1959, 신상옥 감독) 등에 출연한 뒤 1961년 박동선씨의 소개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1962년 귀국 후 영화 ‘김약국의 딸들’(1963, 유인목 감독)에서 용란 역으로 출연해 제1회 청룡영화상과 제3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원작자인 소설가 박경리씨가 일부러 최지희의 집에 찾아가서 역할의 중요성을 설명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1966년 결혼했다가 1969년 이혼했으며 이듬해 연예계로 컴백했다. 이 시기 최씨는 ‘남대문 출신 용팔이’, ‘팔도 가시나이’ 등 액션 영화에 출연했다.

1970년대 중반 무렵에는 영화계를 떠나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사업을 하기도 했다. 1988년엔 ‘서울 프레올림픽쇼’를 기획·제작했다.

인생 후반기에는 잇따른 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수년 전부터는 알츠하이머 등으로 요양병원과 딸 윤씨 집을 오가며 투병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빈소는 을지로 백병원 장례식장 일반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 9시다. 한국영화인원로회(회장 이해룡)가 장례절차를 주관한다. 장지는 분당 스카이캐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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