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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사흘’이면 ‘4일’ 아닌가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공휴일인 개천절과 한글날이 주말과 겹쳐 그다음 평일인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각각 사흘간의 연휴를 보냈다. 이에 대해 ‘사흘 연휴’라는 보도가 나오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사흘 연휴라 해서 4일 쉬는 줄 알았다” “3일인데 왜 사흘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이 있었다. “4일간은 그럼 뭐라고 하느냐?”는 질문도 올라왔다.

순우리말로 1일은 ‘하루’, 2일은 ‘이틀’, 10일은 ‘열흘’이라 부르는 건 대부분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상대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있는 날짜를 가리키는 말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3일은 ‘사흘’이라고 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아라비아숫자를 쓰는 경향이 강하다 보다 ‘사흘’이라는 단어에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사흘’의 ‘사’자에 이끌려 4일이 아니냐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사흘’은 4일이 아니라 3일이다.

그렇다면 4일은 뭐라 부를까? 4일은 ‘나흘’이다. 5일은 ‘닷새’, 6일은 ‘엿새’다. 7일, 8일, 9일은 더욱 어렵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7일은 ‘이레’, 8일은 ‘여드레’, 9일은 ‘아흐레’라 부른다.

‘3~4일’처럼 두 개의 날짜를 한꺼번에 가리키는 낱말도 있다. 이를 순우리말로 어떻게 읽을까? 정답은 ‘사나흘’. ‘사나흘’은 다른 말로 ‘사날’이라고도 한다. 이 밖에도 ‘나달’ ‘대엿새’ ‘예니레’ 등의 단어가 있다. ‘나달’은 ‘나흘이나 닷새’, ‘대엿새’는 ‘닷새나 엿새’, ‘예니레’는 ‘엿새나 이레’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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