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굴뚝 사업장'에서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이 전년 대비 2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강화와 시설 개선, 경기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 강화·시설 개선·경기 악화 등이 영향 #발전업·충남 등서 배출량 많아…"더 줄일 것"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굴뚝 자동측정기기(TMS)가 부착된 전국 648개 대형사업장이 2020년 한 해 동안 배출한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7종은 모두 20만5091t이다. 2019년과 비교하면 7만2604t(26.1%) 감소했다. TMS는 대형사업장(1~3종) 중 일정 규모 이상인 곳의 배출구에 부착해 대기오염물질을 24시간 자동 측정하는 장치다.
지난해 오염물질별로는 질소산화물이 14만5934t(71%)으로 가장 많았다. 황산화물(25%)과 먼지(2%), 일산화탄소(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 질소산화물ㆍ황산화물ㆍ먼지 배출량은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3개 물질은 작년에도 전년 대비 26%가량 줄었다.
정부는 배출허용기준 강화,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 신설, 대형 사업장의 자발적 감축 협약 확대 등과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기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차은철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오염물질 배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오염 방지 시설에 얼마나 투자하느냐와 생산량이 어떻게 변화하느냐다. 작년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주요 업종 생산량과 발전량이 줄어든 한편 업체들의 방지 시설 투자는 꾸준히 이어진 게 크게 작용했다"면서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이 작년 1월부터 새로 부과되고, 배출허용기준 강화가 모든 업종으로 확대 적용된 것도 배출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세부 업종 중에선 발전업의 배출량이 3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시멘트제조업(25%), 제철제강업(22%), 석유화학제품업(9%)의 순이었다. 이들 4대 업종은 모두 2019년 대비 배출량이 감소했다. 발전업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와 발전량 감소에 따른 석탄 사용 축소, 제철제강업은 오염 방지 시설 개선 등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됐다.
시도별로는 충남(18%), 강원(18%), 전남(16%)에서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는 비율이 높았다. 충남은 발전업과 제철제강업 사업장이 많고, 강원에는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밀집된 게 영향을 미쳤다. 배출량 상위 10개 사업장의 배출량은 9만4019t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45.8%를 차지했다. 이 중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은 포스코 광양제철소(1만9095t)와 포스코 포항제철소(1만5436t)로 집계됐다.
환경부는 대형사업장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을 앞으로 더 줄이겠다는 목표다. 차은철 과장은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이 단계적으로 강화될 예정이고, 대기오염총량제도 전국으로 확대돼 그 효과가 올해와 내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본다"면서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도 오염 방지 시설 설치를 꾸준히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