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김용·정성호…이재명 사람들 핵심은 성남라인·7인회

중앙일보

입력 2021.10.10 19:00

업데이트 2021.10.10 19:10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서게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치적으로도 ‘흙수저' 또는 '비주류' 출신이다. '386 운동권'이 득세한 민주당에서 학생 운동이 아닌 지역 시민운동을 통해 성장했다. 어쩌면 변방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성남시장 8년의 성과를 통해 스스로 인지도를 쌓아 올렸다. 국회의원 경력 없이 변방에서 시작한 탓에, 그를 돕는 인사들 역시 ‘비주류’ 출신이 많다.

우선 성남시·경기도에서 동고동락한 이른바 ‘성남·경기 라인’, ‘비주류 경기지사 이재명’과 여의도의 가교 역할을 해온 국회의원 ‘7인회’가 양대 축이다. 다만 경선에 돌입하면서 이해찬계·민평련계를 시작으로 옛 박원순계와 일부 친문(親文)까지 외연이 확대되면서 지금은 “이재명계가 당의 신(新)주류”라는 말도 나온다. 기본소득 등을 만든 정책·자문 그룹도 소규모 ‘사당동팀’에서 시작해 지금은 각계 전문가 1800명이 참가하는 조직이 됐다.

성남 라인 핵심은 정진상·김용…실무는 김현지·김지호

성남·경기 라인은 이 후보의 성남시장·경기지사 비서실 조직에서 출발한 핵심 실무 그룹이다. 정무·정책·홍보 등 거의 모든 현안에 이 후보와 머리를 맞대왔다.

성남·경기 그룹.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성남·경기 그룹.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경선 캠프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은 정무·정책적 판단을 돕는 핵심 참모로 꼽힌다. 1995년 성남시민모임부터 함께했다. 성남시의원 출신인 김용 캠프 총괄부본부장도 ‘이재명의 입’으로 불려온 측근이다. 초대 경기도 대변인을 지냈다. 이 후보 본인이 ‘유동규 측근설’에 대해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지난 3일, 경기도청 간담회)라고 할 정도로 두 사람에 대한 신뢰가 깊다.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모습. 중앙포토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모습. 중앙포토

경기도청 비서실 소속 김현지 비서관 역시 오랜 측근이다. 대학 졸업 후 성남시민모임 상근멤버로 이 후보와 인연을 맺었고, 성남시민모임·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을 거쳤다. 한발 먼저 캠프에 합류한 김지호 전 비서관과 함께 경기지사 비서실의 ‘양대 기둥’으로 불린다. 성남 지역언론 기자 시절 눈에 띄어 스카우트된 김남준 캠프 대변인 역시 “후보의 의중을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으로 꼽힌다. ‘당신의 뜻이 무엇인지 누구에게 물어보면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후보가 1초의 고민도 없이 "김남준에게 물어보라"고 답한 적도 있다.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도 이 후보의 오랜 동지다. 1980년대 말 초임 교수 시절부터 교류했고, 이 후보가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됐을 땐 ‘모라토리엄 선언’을 제안했다. 정책·자문 그룹 구성을 주도했지만, 최근 다주택 논란에 휩싸여 캠프 정책본부장 직에선 물러났다.

경기도에서 인연을 맺은 인사로는 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 이화영 킨텍스 대표, 19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상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있다. 한총련 1기·5기 의장을 지낸 김재용 전 경기도 정책공약수석과 강위원 전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도 향후 역할이 주목되는 인사들이다. 강 전 원장은 지난 7월초 원장직에서 사임한 뒤 현재 캠프에 합류한 상태다. 기자 출신인 김상호 전 경기도콘텐츠진흥원장 직무대행은 역시 기자 출신인 한민수 전 국회공보수석과 함께 캠프에서 공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여의도 가교 역할 7인회…좌장은 정성호, 전략은 민형배

스스로 민주당의 '얼자(孼子·양반과 천민 여성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표현할 정도로 당내 입지가 좁았던 이 후보를 중앙 정치와 연결해 준 건 이른바 ‘7인회’로 불리는 의원들이다. 이들은 경선 캠프에서도 길목마다 핵심 역할을 맡았다.

2017년 1월 31일 19대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가운데)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왼쪽은 정성호 의원, 오른쪽은 김영진 의원. 뉴스1

2017년 1월 31일 19대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가운데)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왼쪽은 정성호 의원, 오른쪽은 김영진 의원. 뉴스1

좌장은 정성호 의원이다. 1984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 처음 만났고, 사법연수원 동기(18기) 시절 ‘노동법 연구회’라는 언더서클을 함께 했다. 경선 캠프에선 총괄특보단장으로 구체적인 업무를 맡지 않았으나, 쓴소리를 자처하거나 내부를 다독이면서 캠프의 균형을 잡아 왔다. 이 후보가 과거 농담으로 “나는 정성호계”라고 표현할 정도로 35년 이상 세월이 주는 신뢰가 깊다.

의원 그룹 - ‘7+1인회’.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의원 그룹 - ‘7+1인회’.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정 의원과 함께 19대 대선(2017년) 경선 캠프에서부터 이 후보를 도운 김병욱·김영진 의원도 핵심 참모다. 경선 캠프에선 각각 직능총괄본부장과 상황실장을 지냈다. 재선인 임종성 의원은 총괄부본부장으로 이규민 전 의원과 함께 조직을 담당한다. 초선 김남국(수행실장)·문진석(공동상황실장) 의원도 이 후보 옆을 지켰다.

일각에선 올해 초 합류한 민형배 의원까지 포함, ‘8인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민 의원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2010~2018년 광주 광산구청장을 지내며 교류했고, 현재는 캠프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들 초기 멤버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 후보를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연결하는 역할을 많이 했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 공관으로 의원들을 초청해 가졌던 ‘만찬 정치’는 대부분 이들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을(乙)지로팀’과 ‘이해찬 직계’ 합류…이젠 친문(親文) 포괄

이 후보는 지난해 8월부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여론조사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했지만, 당내 세력 확대는 지지율에 비해 더뎠다. 여의도 내 세력화에 성공한 건 지난 5월 이해찬 전 대표의 연구포럼 광장을 계승한 민주평화광장이 사실상 ‘이재명 지지’를 선언하며 출범한 뒤였다. 이른바 ‘이해찬 직계’로 분류되는 조정식·이해식 의원은 각각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과 자치분권본부장을 맡았다.

의원그룹 - 열린캠프. 간부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의원그룹 - 열린캠프. 간부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 5월 박원순계 출신으로 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박홍근 의원이 전격 합류한 것도 캠프 외연 확대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박 의원의 지지선언 전후로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천준호·박상혁 의원이 합류하고, 지난 7월 옛 김근태계,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의 좌장격인 우원식 의원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하자 당내에선 “이재명계가 이젠 당내 신(新)주류가 됐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이 후보 측은 비문(非文)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한 친노·친문 의원들의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인 윤후덕 의원이 경선 캠프 정책본부장을 맡아 정책·공약 조정을 주도했고, 당내 강성 개혁 그룹으로 분류되는 박주민(총괄본부장)·이재정(미디어본부장) 의원은 지난 7월 말 합류했다. 특히 부산 친문 전재수 의원이 지난달 7일 캠프에 합류하면서  “친문과 친이재명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1800명 매머드 자문 그룹…이종석·이정우 좌장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 주도로 구성한 자문 그룹의 이름은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세바정)다. 각계 전문가 1800여명이 참여했다. 이 후보의 외교·안보 멘토 격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공동 대표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초대 정책실장, 18대 대선(2012년) 문재인 후보 캠프의 정책 좌장이었던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가 이 모임의 고문을 맡았다.

자문 그룹.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자문 그룹.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세바정 출범 전까지 내부에선 정책·자문 그룹을 ‘사당동팀’으로 불렀다. 경기도청 소재지인 경기 수원과 서울 여의도의 중간 지점에서 사무실을 임대해 정책 초벌 논의를 벌였기 때문이다.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정책연구원(현 민주연구원) 원장을 지낸 박순성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가 이 팀을 이끌었고, 현재는 여의도 캠프로 대부분 합류했다.

8월 18일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 온라인 출범식에서 이한주 공동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8월 18일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 온라인 출범식에서 이한주 공동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세바정에선 한국은행 출신 거시 경제 연구자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와 재정학자인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경제 분야 정책을 총괄한다. 중도 성향인 하 교수는 과거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 이 후보가 공감을 표하고 연락하면서 인연이 닿았다고 한다. 하 교수와 주 교수는 각각 ‘성장’과 ‘공정’을 키워드로 정책을 다듬을 예정이다.

고용노동 정책은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부 행정개혁위원장을 지낸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키를 잡았다. 기본소득 정책은 2009년부터 기본소득 운동을 벌여온 강남훈 한신대 교수와 유승희 전 민주당 의원의 남편 유종성 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교수가 주도한다. 부동산TF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정책 개발에 참여했던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이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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