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도 초과이익 25% ‘디지털세’…136개국 합의

중앙일보

입력 2021.10.09 12:46

업데이트 2021.10.09 12:59

구글처럼 각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세금 부담을 줄여온 글로벌 기업이 매출을 올린 국가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글로벌 ‘디지털세’ 부과에 세계 136개국이 최종 합의했다. 한국에서 돈을 벌었는데도 충분히 과세하지 못했던 거대 디지털 기업에 세금을 물릴 수 있게 됐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도 과세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nclusive Framework)는 8일 영상으로 총회를 개최해 다국적 기업의 매출발생국(시장소재국)에 과세권을 배분하는 내용의 ‘필라(pillar) 1’과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15%로 하는 ‘필라 2’ 최종 합의문과 시행계획을 공개했다. 시행은 오는 2023년부터다.

필라 1에 따라 연결매출액 200억 유로(약 27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10% 이상인 글로벌 기업은 매출을 낸 시장소재국에도 세금을 내야 한다. 기업의 이익 중 통상이익률(10%)을 넘는 초과이익 가운데 4분의 1(25%)은 시장이 기여해 창출된 것으로 보고, 고정 사업장이 없다고 해도 해당 국가에 과세권을 준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는 “과세권을 배분받는 국가가 다수이므로 논의에서는 초과이익 배분비율 30%가 우세했으나, 한국을 포함한 소수 선진국이 20%를 지지하는 입장을 반영해 절충안인 25%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디지털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서 정부는 초과이익 배분비율을 20%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디지털세 과세권 배분 방식. 기획재정부

디지털세 과세권 배분 방식. 기획재정부

필라 1이 시행되면 각국이 운영하던 디지털서비스세(DST) 등 유사 과세는 폐지하고, 앞으로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기업과 각국의 분쟁 가능성을 고려해 분쟁 대응 역량이 적은 개발도상국에는 선택적 적용을 허용할 방침이다.

필라 2를 통해 각국은 연결매출액이 7억5000만 유로(약 1조원) 이상인 다국적기업에 15%의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도입한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세계 어디에 있든 최소한 15%의 세율을 적용받는다는 의미다.

예컨대 자회사가 실효세율 7%인 국가에 있을 경우 모회사가 추가 8%를 모회사가 있는 국가에 따로 내야 한다.(소득산입규칙) 반대로 모회사가 최저한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면 부족한 세액을 자회사가 각각의 소재지 국가에 내야 한다.(비용공제부인규칙)

기재부는 “글로벌 최저한세의 도입으로 국가 간 무분별한 조세 경쟁을 방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로 이미 글로벌 최저한세율보다 높아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이번 합의안은 오는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G20 재무장관회의에 보고된 뒤 이달 말 로마 G20 정상회의에서 추인될 예정이다. 합의문이 채택되면 한국을 비롯한 각국은 서명‧비준과 국내 법제화 등의 절차를 거쳐 2023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날 글로벌 디지털세 합의 소식에 삼성전자는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며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디지털세 도입의 영향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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