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성남시에 실탄 350억"…檢, 정관계 로비 수사 속도

중앙일보

입력 2021.10.08 18:13

업데이트 2021.10.08 18:31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업 참여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뇌물공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영장에 뇌물공여 피의자로 적시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오는 11일 소환할 예정인 가운데 기초 사실 관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의 배임, 8억원대 뇌물 혐의와 더불어 김만배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도 확인하고 있다. 해당 의혹은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이른바 ‘대장동 녹취록’ 속에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천화동인 5호의 실소유주인 그는 유 전 본부장,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등과 함께 이번 사건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용산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용산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숱한 폭로가 제기되고 있는 녹취록 안에는 “350억 실탄” 언급도 포함돼 있다. 김만배씨가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다. 실탄은 350억원”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주장한 ‘50억 클럽’ 6명(300억원)에 더해 성남시의회까지 총 350억원을 로비 자금으로 썼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2012~2014년)이 현재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만 ‘30억원’의 대상자가 최 전 의장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화천대유 측은 최 전 의장의 역할에 대해 “지난해부터 주민업무를 원활히 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러한 의혹을 포함,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경위와 특혜를 누릴 수 있도록 이익배분 구조가 설계된 이유 등을 캐묻기 위해 이날 김만배씨의 동생 김석배 화천대유 이사를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김만배씨 측은 “사업 비용 정산 과정에서 ‘내가 부담해야 되네, 네가 부담해야 되네’하면서 녹음된 내용으로 다 근거가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 6일에도 “금품을 약속받았다는 사람들은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투자하거나 사업에 관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 어떤 명목이든 금전을 지급하거나 약속할 이유도 없다. 의도적으로 조작된 녹취록”이라고 반박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날 “정 회계사가 녹취록을 선별적으로 내지 말고 전체를 다 공개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동생 김모 천화동인 대표를 소환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동생 김모 천화동인 대표를 소환했다. 연합뉴스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의 신빙성도 신중하게 따져보고 있다. 김씨 측이 “당사자 조사도 없이 정 회계사의 말만 믿고 사건을 구성한다”고 반발하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은 정 회계사를 지난 5일과 7일 추가로 소환했다. 한편, 이날 한 언론이 정 회계사의 공익신고인 보호 요청을 검찰이 거절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검찰은 “그런 요청이 들어온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정 회계사와 관련한 의혹을 살피기 위해 김모 성남도시개발공사 판교스포츠팀장도 불러 조사했다. 김 팀장은 정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에서 일하다 2014년 10월 유 전 본부장이 신설한 공사 전략사업실장으로 추천돼 채용됐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를 규명할 핵심 인물로도 꼽힌다. 전략사업실은 2015년 5월 민간사업자의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개발사업1팀 내부 검토 의견을 묵살했단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당시 개발사업1팀 소속이던 이모 파트장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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